국민의힘 '진상조사 TF' 첫 회의 SI 보다 '대통령기록물' 열람 요구 민주당, 文정부 겨냥 색깔론 판단 "공개하라니까 해준다는 것" 맞불 尹대통령은 사실상 野제안 거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서해 북한군 피격 사망 공무원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자료공개를 두고 여야가 연일 '핑퐁 게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기록물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군 특별취급정보(SI·Sepcial Inteligence) 공개를 내세우며 평행선을 달렸다.
국민의힘은 '월북 몰이'와 '인권 침해'를 규명하겠다며 문재인 정권을 겨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안보'와 '여당 책임'으로 연결짓고 있다.
여야가 '정보공개'라는 큰 틀에서는 같은 입장이지만 '무엇을 공개할 것이냐'를 두고 대립하는 형국이라, 이행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21대 전반기 국회 국방위원 출신인 민주당 의원들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의 SI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SI라는 것이 국민께 그냥 공개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걸 공개하라는 주장 자체는 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한번 검토는 해보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SI 공개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국민의힘이 2019년에 탈북어민 북송 사건도 재조사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아직 검토 중"이라며 "옛날부터 국민들이 문제를 많이 제기했다.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좀 문제 제기를 많이 했는데 한번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여당에 힘을 실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당 현안점검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SI 공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된 부분을 공개하면 간편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반기 국방위 간사였던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이 SI를 유출하거나 한미정보기관에 요구한 적도 없다"며 "SI는 특수정보로써 출처를 보호해야 될 내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태스크포스)' 첫 회의를 열고, 민주당을 압박하는 여론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사건발생 당시 해경에서 고인이 생전 '정신적 공황 상태'였다는 중간수사 발표 이후에야 정신감정을 의뢰한 정황을 처음으로 지적한 국가인권위원회도 방문했다.
하태경 TF 위원장은 "민주당에선 이번 월북 조작사건의 본질이 '색깔론'이라는데, 색깔론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인권론'"이라며 "고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잡힌 것을 확인한 뒤 6시간 동안 살릴 수 있었는지, 이른바 '월북 몰이' 인권침해의 전 과정 두가지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지금 비공개 정보는 청와대 회의록과 SI 정보 2개"라면서 "SI 중 통신감청 정보는 우리 독자 자산이라 민주당이 합의해주면 같이 열람하면 되고, 영상 정보는 미군 협조가 필요한데 여기에 시신 소각이 나온다. 시신 소각 발표를 국방부가 번복하며 사과했는데, 이때 청와대가 (진실을) 왜곡하는 범죄를 한 번 저질렀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다 공개하자. 공개할 수 없는 극비 정보는 소수의 여야 합의로 열람하자"고 제안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의 생각이 다르다"며 "그쪽부터 먼저 입장을 맞추고 오라"고 했다. 이어 "저도 (SI 공개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권 원내대표가 자꾸 공개하라니까 그럼 우리가 해준다고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반기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를 지낸 김병기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통령 기록물엔 SI 정보를 포함한 모든 자료를 분석 판단한 보고서를 토대로 한 회의 내용이 있을 텐데, 어차피 거기에서도 제일 중요한 건 SI 자료"라며 "국방위에서 비공개로 저희한테 보고한 자료도 제일 중요한 건 SI 자료였다"고 주장했다.김미경·한기호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