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민의당과 합당한 국민의힘에서 양당 통합지도부가 두달 가까이 출범하지 못한 가운데,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인 추천을 둘러싼 신경전만 격화하고 있다.

양당 합당을 직접 타결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의원(전 국민의당 대표)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함께 참석했으나, 논란이 사흘째 이어진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 문제에 대한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의힘을 향해 '걸레는 빨아도 걸레' 등 강성 발언을 쏟아낸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 국민의힘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정점식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추천했다.

이 대표는 '합당 정신'에 맞는 인사를 추천하라는 입장이고, 안 의원 측은 '추천권'이 국민의당에 있다며 맞섰다. 이날 의총 도중 퇴장한 이 대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반도체 기술' 강연이 예상보다 길어져 안 의원과 당일 대화가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통상 관례에 따라 국민의당에 (최고위원) 한 자리 배분하는게 맞는데, 저는 배려해서 2자리 약속했다"면서 "왜 굳이 우리 당 사람과, 언론에서 바로 기사 나올만한 분을 넣었나"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정점식 의원은 원래 국민의힘 출신 의원이다. 애초 취지가 국민의당 측 인사가 활동할 공간을 마련해주겠단 건데 국민의힘 의원을 제안한건 이상하다"며 "김 전 시당위원장은 아무리 대선 과정중이라 하더라도 굉장히 대통령과 당에 날선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코 배척 의지가 아니고, 안 의원과 고락을 함께한 인사 중 조금 더 상황에 맞는 사람 추천해달라는 정도인데, 정치적 부담은 안 의원한테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위원'으로 내정된 천하람 변호사(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저도 그 두분(김윤·정점식)을 추천했다는 말을 듣고 '이거 장난치는 건가' 생각했다"며 "최고위 내에서도 김윤·정점식 두분 추천안에 대해선 모든 최고위원이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언론에도 알려져 있다. 아마 안 의원이 재고해서 다른 분들로 변경하시지 않을까 추측된다"고 했다.

전날 "벌써 두 달 전에 다 끝난 일"이라고 일축했던 안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제 원팀이지 않나"라며 "지금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여당으로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게 우리가 해야할 일 아닌가"라고 했다. 김 전 시당위원장의 과거 발언엔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나올 수 있는 그런 여러 가지 말들"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의원을 추천한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이제 한 당이 됐는데"라며 "꼭 국민의당 출신만 고집하는 게 오히려 분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화합의 제스처로 그렇게 추천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에 대해선 "몇 번 소통하면서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라고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대표가 이틀 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친윤계 '모 중진 의원'과의 연결고리를 의심한 데 대해 "우리 여당 내 대통령과 먼 사람이 있고 가까운 사람이 있고, 이렇게 나누는 게 꼭 옳은 판단 같지 않다"고 했다.

한기호·권준영기자 hkh89@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안철수(왼쪽) 의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안철수(왼쪽) 의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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