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미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007~2009년 금융위기 시절 당시, 제로 금리와 확장 재정 기조에 집착하다 지난 5월 41년 만에 최고의 물가상승률( 8.6%)을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이 금융위기 시절의 '장기 침체' 경험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한 상황이 장기침체를 불러오지 않도록 적극적 돈 풀기에 나섰다가, 심각한 물가 상승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금융 위기 당시 연준은 초저금리를 6년 이상 유지한 끝에 실업률을 5%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었다. 이 기간에도 가계와 기업 등 소비 규모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실업률이 14.7%에서 6.7%로 떨어지기까지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글로벌 공급망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차질을 빗는 상황에서 정부가 소비자에게 지원금을 풀자 상품과 서비스 수요가 급격히 치솟았기 때문이다.

경기 부양책이 아니라도 가격 상승 압박이 큰데,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각종 경기부양책을 쏟아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켰다.

바이든 대통령과 측근들은 취임 전 조지아주 선거 승리로 미 상원을 장악하자 1조9000억달러 지원 계획을 승인했다. 팬데믹 이후 경제에 걸맞은 통화와 재정 정책을 제시해야 할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 관료들은 금융위기 당시 경험한 '장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현 재무부 장관으로 지난 2014~2018년 오마바 행정부 연준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은 바이든에게 과감한 양적 완화보다 긴축으로 인한 리스크가 훨씬 크다고 조언했다. 연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완전 고용' 수준에 이를 때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꾸준히 시장에 보냈는데,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 "총 가계소득이 통상 경제 순환에 필요한 것보다 월 250억∼300억 달러 적은데, 현재 정부 경기부양책 규모는 월 2000억달러에 육박해 가계소득 부족분을 몇 번을 메우고도 남는다"며 수요 과잉과 인플레이션을 경고했다. 하지만 이는 소수의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민호기자 lmh@dt.co.kr



13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40여년 만의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인물 중 한 명으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꼽았다. 지난 7일(현지시각) 재닛 옐런 장관이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2023 회계년도 예산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EPA>
13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40여년 만의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인물 중 한 명으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꼽았다. 지난 7일(현지시각) 재닛 옐런 장관이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2023 회계년도 예산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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