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명장 창업에 도전하다 (4)본투비 굿즈 커머스 앱 '트웬티' 개발 스티커·휴대전화 케이스 등 창작자 상품 판매 편의 집중 10월 손익분기점 도달 예측 거래액 높여 세계 진출 목표
(4)본투비
"새로운 창작자들이 쉼 없이 데뷔하는 등용문 플랫폼을 통해 구매자들에게 탐색의 즐거움을 주겠다. 네이버가 웹툰으로 글로벌 제패를 노린다면 우린 '크리에이터 굿즈'로 하겠다."
이종인(37·사진) 본투비 대표는 일명 '덕질'로 맺어진 소통 플랫폼이자 '크리에이터 굿즈 커머스'인 '트웬티'를 통해 25만명의 회원과 3000명 이상의 창작자를 연결하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창작자들이 만드는 캐릭터, 일러스트, 디자인 등은 트웬티를 통해 지금까지 140억원 어치가 판매됐다. 2019년 8월 본투비를 설립한 이 대표는 몇번의 사업방향 수정 끝에 지금의 트웬티를 만들어냈다. 현재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작년 9월이다.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헬스케어 기술을 연구한 이 대표는 같은 아이템으로 창업했지만 B2B 업종과 의료 산업의 높은 장벽을 확인한 후 사업 방향을 바꿨다. 당시 C2C(개인간 거래)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창작자들이 상품 판매과정에 번거로움이 많았다.
이 대표는 "창작자들이 SNS에 판매 글을 올리고는 네이버 폼, 구글 서베이 등을 사용했는데 기능에 한계가 많았다. 더 편리한 주문서 서비스를 선보였다가 이를 굿즈 커머스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은 빨랐다. 2020년 1월 초기 버전을 내놓고 한두 명의 작가 제품을 판매한 결과 3~4일 만에 수천만원 어치가 팔린 것.
이 대표는 "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하고 서비스를 개선해 갔다"면서 "창작자들이 보다 쉽게 스티커, 휴대폰 케이스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편의기능 강화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창작자가 송장번호를 등록하면 구매자가 카카오톡을 통해 계좌번호와 주문 상태와 발송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창작자들은 고객 서비스 부담을 줄이면서 실시간 재고파악 기능을 통해 필요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이 대표는 "SNS가 브랜딩 장소라면 트웬티는 그와 보완관계인 또 다른 소통 플랫폼"이라며 "그동안 판매자 지원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 더 많은 구매자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 기능을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창작자를 구독한 후 원하는 제품을 장바구니에 미리 담아두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소량 제작 특성상 제품 판매 시점을 놓치면 못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막을 수 있다. 결제서비스도 추가했다. 계좌이체에 더해 카드결제와 가상계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창작자·구매자 모두 편리해지고 회사는 수수료 수익모델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결제기능을 도입한 후 객단가가 올라가고 창작자별 매출도 높아졌다"면서 "가입 창작자가 3000명, 월활성 판매자가 80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다음달 중 서비스 업데이트를 통해 구매자들의 사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개인 맞춤 추천 기능, 창작자의 과거 창작품 정보 등을 제공해 구매자들에게 탐색의 즐거움을 준다는 구상이다. 선불형 상품권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구매자들이 서비스에 체류시간이 긴 편이다. 또 개인별로 좋아하는 작가의 스타일이 극명하게 다르다. 구매자의 취향에 맞는 추천, 탐색 등 다양한 도구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중학생 때부터 컴퓨터와 친숙해진 이 대표는 숭실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거쳐 카이스트 대학원 전산학과에서 석·박사까지 하며 전문지식을 쌓았다. 또 삼성전자가 운영한 삼성SW 멤버십, 과기정통부와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진행하는 SW마에스트로 과정에서 경험을 키웠다.
이 대표는 "특히 SW마에스트로를 경험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대학원에서는 실용적인 면을 희생하며 좁고 깊은 연구를 해야 하는 답답함이 있었는데 현장에 쓰이는 기술을 개발하며 느끼는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실력이 뛰어난 친구를 많이 만나고 비즈니스 감각이 훌륭한 동료들을 보며 자극을 받았다. 현업에서 활동하는 멘토들로부터 도제식으로 피드백을 받는 강점도 컸다"면서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관심이 갔다"고 밝혔다.
창업 후에도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게 많음을 깨달았다는 이 대표는 "스티커라고 대수롭지 않게 보는 시장이지만 연간 거래액 100억 정도 시장을 발견한 것은 우리 팀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창작자와 구매자들이 제품을 사고 파는 본질적인 이유를 생각하며 서비스 개선방안을 고심한다"는 이 대표는 "스티커는 대중미술을 소비하는 MZ세대의 소비문화를 대변하면서, 가심비와 가성비를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시장 같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0년 8월 한국엔젤매칭펀드 3호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후반에는 시리즈A 투자유치를 추진한다. SW마에스트로 수료생 대상 지속성장 지원도 받았다. 올해 목표 거래액은 200억원이다.
이 대표는 "올해는 실질적인 매출이 나오는 첫해이면서 10월 정도면 월 기준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에 집중해 거래액과 이용자 충성도를 높이고, 이후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동남아를 타깃으로 한류, K콘텐츠 수요와 연계해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며 "이후 다양한 카테고리 굿즈로 확장하고 웹툰, 웹소설, 연예인 등 2차 창작 시장에서도 기회를 찾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