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대표 취임 1년 보수정당·민주화세력 악연 끊고 호남 광역단체장 득표 15% 넘어 권위주의 세력과 끊임없이 마찰 감정적 대응·언론 플레이 우려도
지난 6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 국회에서 회담 중 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12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헌정 사상 첫 30대 야당 대표와 여당 대표라는 타이틀과 함께 청년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정치권에 확산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기존 권위적 정치세력과 끊임없이 마찰하며 리더십이 쉽게 흔들린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지난해 6월 11일 전당대회를 통해 36세 나이로 국민의힘의 당 대표가 된 이 대표는 청년층, 특히 2030 남성층의 지지를 받으면서 지난 3·9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승리했다.
기존 보수정당이 금기시해왔던 정치문법을 거침없이 도입하면서도 원칙과 실천을 앞세우는 정치로 차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취임 후 나라를 희생한 사람에게 마땅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급진적이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병사 월급 200만원' 등의 공약을 밀어붙였고, 약자에게도 원칙은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시민의 아침 출근길에 큰 불편을 준다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에 맞서기도 했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세계 시민'의 원칙에서 대응했다. 젊은 층 내에서 부는 반중정서를 감안한 듯 중국과 홍콩이 대립할 때 홍콩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표명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을 치를때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웠다. 선명한 보수색을 살리면서도 국제사회 아젠다 선점에 나선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서진 정책'을 통한 외연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의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며 기존 보수 정치권과 차별화했고, 청년층이 공감할 수 있는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보수정당이 민주화 세력에 적대적이라는 인식을 지웠고, 여기에 대선 때 호남 200만 가구에 윤석열 후보의 '손편지'를 발송하고, 무궁화호를 임차해 만든 '윤석열차'를 타고 호남을 방문하는 등의 행보가 더해지면서,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후보가 호남에서 15%를 넘는 득표를 받아 선거지원금을 보전받는 성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기존 권위주의 세력과 끊임없이 마찰하며 리더십이 여전히 공고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위 '윤핵관'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자기 정치' 논란이 뒤따랐다. 대선 과정에서는 감정적인 대응과 가벼운 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우려를 받기도 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최근 설전을 주고받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날 이 대표는 정 부의장에 대해 "1년 내내 흔들어놓고는 무슨 싸가지를 논하느냐"며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고 하는데, 모든 걸 1년 동안 감내하며 이 길을 가는 것은 그래도 정치를 바꿔 보겠다고 보수정당에 눈길을 준 젊은 세대가 눈에 밟혀서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 부의장이 이 대표를 향해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한다"고 말한 것에 반박한 것이다.
윤 대통령 당선 후 아직 임기가 1년이나 남은 이 대표를 흔들어 차기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국민의힘 중진 보수세력과의 대결구도에서 발생한 다툼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이-정 갈등과 관련해 정 부의장이 적법한 절차를 밟아 당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를 나이와 연륜을 앞세워 깡그리 무시한 처사라며, 젊은 세대가 정치판에서 중요해진 점을 인정하지 않고 기존 세력 규합만으로 당권을 차지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단 두 번의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고, 대선이 끝나자마자 광주로 내려간 것 등을 포함해 호남 정책, 반짝이는 선거전략은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에 대한 호불호가 지나치게 갈려 대중 정치인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였다"며 "당 대표가 너무 방송에 많이 나가거나 SNS에 몰두하다 보면 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대남 팬덤을 키워 표를 얻었지만, 이대녀는 떨어져 나갔다는 점에서 보면 요란했지만 남는 게 없는 장사로 평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