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과 평산마을 비서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달 20일 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밭일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과 평산마을 비서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달 20일 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밭일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 집회차량.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 집회차량.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 현장에 걸린 모형수갑.<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 현장에 걸린 모형수갑.<연합뉴스>
오는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 사저에 내려온 지 한 달을 맞는다. 문 전 대통령은 외부 일정을 거의 나가지 않고 밭일을 하거나 서재 정리 등 소소한 일상을 지내며 자연인으로 돌아간 모습을 보인 반면 양산마을은 평온이 깨지고 집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사저는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있다. 통도사 바로 옆 마을이자, 마을 뒤에는 '영남 알프스'(경남 밀양시·양산시, 울산시에 걸친 높이 1000m 이상 고산지대) 여러 봉우리 중 하나인 높이 1081m 영축산(영취산)이 병풍처럼 펼쳐졌다.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재임 때 언급한 그가 퇴임 후 안식처로 선택한 곳이 평산마을이다. 45가구, 100여 명이 농사를 짓거나 은퇴 후 전원생활을 하는 한적한 동네다. 등산객, 통도사나 영취산 곳곳에 흩어진 통도사 암자 방문객, 간단한 음식점과 찻집 이용객 외에 외부인 발길이 별로 없던 마을이다.

문 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구마·고추·상추·옥수수를 심는 등 밭일을 시작했다거나 서재 정리, 주말 성당 미사, 양산의 오래된 냉면집 방문 등 소소한 일상을 가끔 올렸다. 또 마루·토리·곰이·송강·다운 ·찡찡이 등 청와대 관저에서 키우던 반려견, 고양이가 잘 적응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사저 바깥으로 나간 일정은 귀향 사흘째 부모님 산소를 찾아 귀향 인사를 하고 통도사를 방문해 조계종 성파 종정을 예방한 일정,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 참석,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사저는 조용하지만, 평산마을은 문 전 대통령이 내려온 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평산마을 주민이자 사기장(沙器匠) 신한균(63) 씨는 "풀벌레, 개구리 소리로 아침을 열던 마을이 집회, 시위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후에 외지인들이 많이 올 거라 봤는데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욕설이 난무하는 집회가 이어질지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다만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평산마을 주민들은 처음부터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우리 동네에 귀향하는 것을 찬성했다. 속으로야 불만을 가진 사람이 있겠지만, 이제 이웃사촌이 됐으니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문 전 대통령 귀향 이후 평산마을을 찾는 외부인이 평일 500명 안팎, 주말에는 1000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한다.

외부인 중 일부는 문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단체 회원들이다. '구국', '자유'란 단어가 들어간 극우 성향 단체거나 코로나백신피해자단체가 중심이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적행위를 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거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발생한 인명피해를 사과하고 책임지라고 요구한다.

욕설, 모욕, 협박이 뒤섞인 사저 앞 집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며 금전 후원을 받는 단체도 있다. 문 전 대통령 퇴임 전부터 귀향 반대 집회를 했던 이들은 5월 10일 이후부터 매일 1인 시위를 하거나 한 달 단위씩 장기 집회신고를 내고 사저 맞은편 도롯가에서 집회를 연다. 확성기·스피커에서 장송곡, 애국가, 군가 등을 틀고 군복에 태극기, 미국 국기를 흔드는 것은 기본이고 '역적' 사형' '총살' 등 살벌한 구호가 적힌 차량, 관(棺), 영정사진, 상복(喪服)까지 집회·시위에 등장한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모형 수갑 수백여 개가 사저 맞은편 단골 집회·시위 장소에 걸렸다.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민주당 등을 중심으로 평산마을 시위는 법이 용인하는 단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귀향 닷새째인 지난달 15일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모욕,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살인 및 방화 협박·집단적인 협박 등으로 공공 안녕에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를 개최했다며 3개 단체 회원 4명을 고소했다. 민주당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사저 앞 집회 규제를 시도했다. 평산마을 주민들도 나서서 집회 소음, 욕설로 점철된 집회를 규제해달라며 55명이 진정서를, 10명은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는 진단서를 경찰에 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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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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