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 보수단체들의 시위에 대해 "대통령 집무실 앞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라며 "(시위는) 다 법에 따라서 되지 않겠느냐"고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의 양산사저 앞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보수단체들의 시위가 과격해지자 참모진에게 "시위를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가 아는 한 (윤 대통령의) 그런 발언은 없었다"며 "(비슷한 내용의) 얘기를 한다는 예정도 들어본 적 없다"고 부인했다.
대통령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날 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대기 비서실장과 수석 비서관들의 티타임 자리서 그 문제가 잠시 논의된 적은 있었으나 따로 회의를 열거나 입장을 정리하거나 대통령의 의중을 묻는 절차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집회결사의 자유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이기 때문에 임의대로 억누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집회 기준에 맞으면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또한 이미 일부 시위자에 대해 고소가 이뤄져 있으니 불법행위가 있고 범법이 있다면 당연히 법에 따라 처벌 받을 것이다. (대통령은) 그 원칙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달 31일 극우단체 회원 등 4명에 대해 고소대리인을 통해 양산경찰서에 고소했다. 구체적 혐의로는 모욕죄와 명예훼손, 폭력행위처벌법, 집시법 위반 등 4가지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고소에 앞서 입장문을 내고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됐다"며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평산마을에 내려온 이후 반복되는 일상"이라고 문제를 짚었다. 이어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며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검은색 저승사자 옷을 입은 시위자가 확성기로 욕설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도 일부 공개한 뒤 "일부 영상을 언론에 공개하는 이유는 집회·시위의 외피를 쓰고 매일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반이성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림으로써 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정면으로 다뤄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며 "언론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