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이후 전국에 내린 비의 양은 평년 절반 수준(48.3%)에 불과했다. 밀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한창 밀 이삭이 여무는 시기인 5월에 비가 오지 않자 생산량이 줄어 걱정이 태산이다. 최근 프랑스, 인도 등 밀 대량 생산국들도 가뭄으로 흉작이다. 유럽 최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까지 전쟁으로 밀이 제대로 생산되지 못하면서 밀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식량 자급률 제고와 안정적 해외 공급망 확보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곡물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노지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31일 방문한 전북 완주군 농진청 산하 국립농업과학원(농과원)에서는 밭이나 논 등 노지 작물의 생육 단계별 최적의 물 관리와 토양 양분 상태 따른 비료 사용 등 '노지 정밀농업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었다.
농진청은 라이시미터를 활용, 토양 내 수분량과 작물의 생육 상태를 비교해 가뭄단계를 산정하고, 매주 가뭄 정보를 정부 당국에 전달한다.
농진청은 작물 생육 단계별로 필요한 양분 정도를 측정하고, 토양 정보와 조합해 적절한 수준의 비료 사용처방을 내리는 온라인 토양환경정보 서비스 '흙토람'을 농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농민들은 이를 통해 공익직불제 기본 준수 사항인 적정 시비량을 지킬 수 있다. 2020년에만 61만건의 비료 사용 처방서가 발급됐다. 1964년부터 수집한 토양측정 정보로 전국 각지에 키우기 알맞은 작물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농진청은 정부의 '디지털농업 촉진 기본계획'(2021~2025)에 따라 가뭄 상황 등 기후 사정에 따라 노지에 적정 수분과 양분을 함께 공급하는 재배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성제훈 농진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은 "노지 스마트팜 연구 단계에 따라 이번 정부 말기에는 식량·원예 노지 스마트팜 기술이 가시화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노지 스마트팜 수익성을 위해선 노지 데이터 정보를 수집해 실시간 제공하는 5세대(G) 이동통신망 등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완주=이민호기자 lm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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