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민주당 내부 갈등 조짐…‘이낙연 지지’ 모임 해체 선언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연합뉴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연합뉴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계파갈등'이 발생한 것을 두고, "대선과 지선 패배를 놓고 친문 대 친명 삿대질이 웬 말이냐"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수현 전 수석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조차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수석은 "간곡히 호소한다. 아책여의(我責汝義), 내 탓이고 너도 옳다. 어법상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민주당에 말하고자 하는 뜻은 이렇다"면서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고 말하지는 못할지라도 내 책임 역시 크다고 말하는 태도를 가져보자. 모든 것이 네가 옳다고 말하지는 못할지라도 너 역시 옳다고 말하는 자세를 가져보자"고 민주당을 향해 조언을 건넸다.

특히 박 전 수석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민주당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님의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유훈으로 말하면서도 문제의식만 떠들지 현실감각은 없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님의 '사람 사는 세상'은 멋들어지게 인용하면서도 상대를 사람으로 여기지 않은 적은 없는가"라면서 "국민은 실력도 평가하지만 국민을 대하는 태도도 보신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6·1 지방선거 참패 충격으로 친이재명(친명)계와 친문재인(친문)계 간 계파갈등이 분출한 가운데 당 내에서 의원 모임 해체 선언이 잇따랐다.

일각에선 차기 당권이 걸린 8월 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갈등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통합을 기치로 한 해체 선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친명계 계파 해체를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있다.

이재명(왼쪽)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당선인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 제공, 이낙연 SNS>
이재명(왼쪽)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당선인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 제공, 이낙연 SNS>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친분이 깊은 이병훈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던 국회의원들의 친목모임을 해체하기로 했다"며 "지난 대선 경선 당시에 이 전 대표를 도왔던 의원들은 당시의 인연을 이어가고자 몇 차례 친목을 다진 바 있다. 이 모임을 해체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이 새로 태어나기 위한 노력을 계파싸움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고 문제의 핵심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서로 간의 불신을 넘어야 새로 태어날 수 있고 민심을 되찾을 수 있다. 이번 친목 모임 해체 결정이 당내에 남아 있는 분란의 싹을 도려내고 당이 새로 태어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일 밤 이낙연 전 대표와 측근 의원들은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오는 7일 미국 유학을 위한 이 전 대표의 출국 전 환송회 자리였지만, 지선 패배 이후 당 상황에 대한 의견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인 분석 필요성을 제기하는가 하면 이것이 계파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참석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분란의 싹 제거'를 명분으로 한 이낙연계의 친목 모임 해체는 그 연장선인 것으로 보인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내분 자제를 촉구하면서 의원모임 해체를 주장했다. 최 전 수석은 "이번 선거는 이송역(이재명-송영길)에서 출발해서 윤박역(윤호중-박지현)에 비상 정차했다가 김포공항에서 끝난 선거"라며 "친명은 윤박역이 문제였고 이재명이라서 더 망할 것 선전했다고 하고 반명은 이송역 때문에 망했다고 한다. 양측의 어떤 교집합도 없는 상황에서 해결의 출구가 생길 리 만무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객관적인 평가다. 대선과 지선을 물론 지난 5년의 우리 당의 모습에 대한 입체적이고 총체적인 평가가 우선"이라며 "당내 선거용 의원 모임은 다 해체해야 한다"며 "당권투쟁 개인정치의 온상이고 분열의 거점이니 말이다"라고 주장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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