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성장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국의 통화긴축, 엔저 장기화 등 복합 요인으로 올 하반기 우리나라의 수출경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일 '수출경기의 현황과 주요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SGI는 보고서에서 "금년 1분기 경제성장률(전기대비)인 0.7% 중 외수 부문이 1.4%p를 기여할 정도로 수출은 국내 경제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반기 이후 대외 불안 요인 확대로 수출 사이클 전환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약화,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내수 회복모멘텀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2%대 후반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한 수출경기 유지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SGI는 국내 수출의 주요 리스크로 중국의 성장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통화 긴축, 엔저 장기화 등을 꼽았다. SGI는 "미국 정부의 중국을 향한 외교적 압박도 심화되는 상황에서 올해 중국 성장률은 3%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수출 중 중국에 약 4분의 1 정도 의존하고 있어 중국 경기 위축은 곧 국내 성장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역시 국내 수출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 중 러시아의 비중은 1.5%, 우크라이나는 0.1%다. SGI는 "전쟁 장기화 시 러시아 교역비중 높은 EU 경제 위축, 필수 원자재 수급차질, 러시아산 중간재 공급 감소 등 간접적 경로를 통해 국내 수출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통화긴축 후 신흥국의 금융불안 역시 우려할 부분으로 꼽았다. SGI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발생한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재정취약국 금융 불안과 수요 위축이 현재에도 재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저 장기화 역시 우려사항으로 지목했다. 원화와 엔화의 환율은 4월 977원, 5월 985원으로,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000원대를 하회하고 있다.
SGI는 "국내 제품의 브랜드, 품질경쟁력 등이 높아지며 수출에 있어 과거보다 엔저 영향력 줄어든 것 사실이나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등 일부 주력 품목은 여전히 주요국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도가 높다"며 "세계경제 둔화 속에 엔화 약세가 동시 진행되었던 1988~90년, 2012~15년에 국내 수출은 큰 폭의 둔화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SGI는 이같은 리스크 대응 방안으로 민간협력체계 구축, 환율 변동 부담 완화, 수출구조 개선, 중국 성장둔화 대비 등을 제시했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 최단기 무역 1조 달러 달성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만큼 국내 경제에서 수출의 중요성은 어느 때 보다도 높아졌다"며 "국내 경기진작을 위해 중국성장 둔화, 미 통화긴축 등 하반기 위험 요인에 적절히 대응하고 최근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가 무역촉진, 공급망 안정화 등 국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