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명장' 창업에 도전한다 <2> 딜라이트룸 97개국 알람앱 카테고리서 1위 수학문제 풀기·스쿼트 하기 등 행동미션 완료해야 '해제' 특징 월간 활성 사용자 450만명 달성 직원 25명에 작년 매출 130억
(2)딜라이트룸매년 2배 성장, 영업이익률 50%, 투자유치 0원.
알람앱 '알라미(Alarmy)'로 세계인의 아침을 깨우는 스타트업, 딜라이트룸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숫자들이다.
신재명 대표(33)가 대학생 시절 개발한 알라미는 알람분야 글로벌 1위 앱으로 성장했다. 세계 170개국 이상에서 쓰고 있고, 글로벌 누적 앱 다운로드는 6000만건을 돌파했다. 97개국 앱스토어에서 알람앱 카테고리 1위로, 월간 활성 사용자와 일간 활성자 수는 각각 450만명, 200만명에 달한다. 2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신재명 대표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든 사람들과 소통해 가며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10년간 알람만 파고든 결과"라고 말했다.
아침 일찍 뭔가 하기를 좋아하지만 일어나지 못해 번번히 실패한 경험이 있던 신 대표는 대학생 시절 자신의 문제를 파고들어 알람앱을 개발했다. 앱이 예상 외로 반응이 좋자 창업으로 이어졌다. 알라미는 특정 장소에서 사진 찍기, 수학문제 풀기, 스쿼트 하기 등 사용자가 미리 선택한 미션을 수행해야 알람이 해제되는 게 특징이다. 단순히 깨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몸이나 뇌를 써야 알람이 해제되도록 해서 확실히 깨워주도록 한 것.
SW(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 아버지 밑에서 자란 신 대표에게 IT는 친숙한 놀거리였다. 어려서부터 컴퓨터로 뭔가를 하는 게 익숙하고 게임을 즐겼던 그는 자연스럽게 IT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한국외국어대 정보통신학과 3학년 재학 중 과기정통부와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운영하는 SW 마에스트로 과정에 도전해 합격한 것이 더 구체적인 미래를 열어줬다. 연수과정 중 '슬립 이프 유 캔'이란 알람앱을 개발한 게 오늘에 이르렀다.
신 대표는 "아침에 일어나기 위해 알람을 화장실에 두고 잤다. 그러던 중 해외에서 40만원 짜리 알람시계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2억원 어치나 팔리는 것을 보고 내가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두달 만에 개발한 앱은 친한 친구 외에 아무도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 고심 끝에 한 해외 IT매체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 제품이 소개되자 국내에서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돈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 4학년 때인 2012년 8월 안드로이드폰용 앱을, 2013년 3월에는 아이폰용 앱을 내놓았다. 앱이 유료로 팔리기 시작하자 2013년 5월 딜라이트룸을 창업했다.
KAIST 대학원 전산학과에 입학해 HCI(휴먼컴퓨터 상호작용)를 전공하면서 1인 사업을 이어갔다. 정액제 유료 서비스를 내놓자 일주일 만에 3000만원 가까이 팔리는 것을 보고 성공 예감이 들었다. 대학원 졸업 즈음에는 60개국에서 알람앱 1위에 올랐다. 제대로 사업을 키우겠다는 생각에 팀을 꾸린 것은 2015년이었다. 그후 2017년 애드테크 기업 버즈빌에서 병역특례를 하면서 앱 서비스의 광고 수익화에 대한 전문성을 키웠다.
신 대표는 "광고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모바일앱의 수익모델과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 경험은 딜라이트룸으로 복귀한 후 회사 사업전략 수립에 도움이 됐다. 2020년 회사로 돌아왔을 때 딜라이트룸의 매출은 100% 광고에서 나오고 있었다. 신 대표는 유료 구독서비스 매출을 늘려 40%까지 높였다. 신 대표가 100% 몰입하면서 사업체계는 더 단단해지고 성장폭도 커졌다.
직원 25명의 회사는 2020년 56억1000만원에 이어 작년 130억원 넘는 매출을 거뒀다. 이전에 20~30%이던 연 성장률이 100% 수준으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은 약 50%에 달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250억원이다. 창업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한 덕분에 외부투자 유치는 0원이다.
신 대표는 "작년부터 회사에만 집중하고 좋은 인력들이 합류하면서 시너지가 난 것 같다"면서 "복귀 후 조직 분위기, 일하는 방식, 채용 프로세스 등 문화에 신경을 많이 쓴 것도 성장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회사의 문화를 집대성한 컬처북도 지난해 내놨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이런 무형적인 것들이 성장으로 돌아온다고 믿는다. 즐겁게 일하고 좋은 성과를 내는 방법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논의하면서 같은 방향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스스로 알라미의 가장 오래된 사용자이자 매일 앱을 사용하는 헤비 유저라는 신 대표는 알라미를 더 큰 플랫폼으로 키우는 구상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는 "깨우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수면과 기상, 아침행동까지 책임지겠다"면서 "하반기 초에 수면음악 등 수면유도 콘텐츠 서비스와, 사용자의 수면 패턴분석을 바탕으로 기상부터 아침 루틴까지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데이터 분석과 맞춤 서비스 등 앱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딥러닝 등 AI 연구개발 투자에도 집중한다.
신 대표는 "우리는 이용자 피드백에 진심인 회사다. 회사의 제1 핵심가치는 사용자 중심 사고"라면서 "창업 후 2~3년간은 직접 모든 사용자의 피드백에 답장을 했고, 지금도 직원들과 매주 이용자 피드백 원문을 같이 읽으면서 그들의 수요와 생각을 읽고, 제품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세계 수백만명이 더 나은 하루를 만들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알라미의 사회가치가 크다"는 신 대표는 "우리 앱으로 아침 기상뿐 아니라 하루 일상, 삶 전체가 바뀐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들으면서 더 큰 사명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회사는 하반기 마케팅을 확대하고 중국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작년 저작권 등록을 하고 법인도 설립했다. 중국의 폐쇄적인 앱 생태계를 잘 파고들면 더 가파른 성장곡선이 기대된다.
신 대표는 "사람들이 성공적인 아침과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그들의 생활을 계속 정량화하고 측정해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 가겠다. 단순히 일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잘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 성공적인 아침 행동을 하도록 전체 여정을 다루는 '웰니스 서비스'로 키우겠다"고 밝혔다.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
신재명(두번째 줄 왼쪽 두번째) 딜라이트룸 대표와 임직원들이 회사에서 기념촬영을 찍고 있다. 딜라이트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