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는 전 세계에서 단 8개의 디자인하우스를 공식 가치사슬협력사(VCA)로 두고 있다. 그 중 한 곳이 국내 기업이다. 지난 2019년부터 TSMC의 공식 VCA로 선정돼 거래를 이어오고 있는 에이직랜드가 바로 그곳이다.

반도체 산업은 분업화가 가장 잘 이뤄져 있는 업종 가운데 하나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술만 가지고 있는 설계업체(팹리스)나 생산라인을 가지고 제조만을 담당하는 위탁생산업체(파운드리)가 각각 존재하는 만큼 각 분야 간 협업과 소통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팹리스라면 직접 파운드리와 소통을 통해 일감을 맡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파운드리로 가기 위해 필요한 단계가 있다. 팹리스가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를 특정 파운드리가 제작할 수 있는 도면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을 디자인하우스라고 부른다.

과거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의 설계를 받아 파운드리 공정에 맞춰 일부 작업만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됐으나, 에이직랜드를 비롯한 현재의 디자인하우스들은 팹리스와 함께 개발 초기부터 직접 뛰어들어 양산, 테스트까지 전 과정을 턴키로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 업체로서의 기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종민(사진) 에이직랜드 대표는 지난 24일 경기도 수원 에이직랜드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팹리스가 정말 최소한의 인력으로 가장 핵심적인 기술만 보유하고 있으면, 그 부분을 제외한 일반적인 반도체 기능과 스펙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은 우리 전문가들이 담당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라며 "이와 같은 분업화를 통해 팹리스들은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전문성을 더욱 키울 수 있고, 우리 디자인솔루션업체들은 더 높은 수익성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직랜드는 지난 2019년 TSMC의 VCA로 선정된 이후 국내 팹리스들을 위주로 고객사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20년 SKT에서 시작한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사피온'의 설계 과정에 참여한 것이다. SKT의 인력들이 개발한 코어 기술을 받아 턴키 방식으로 반도체 설계와 양산을 지원했다. 협업 완성도를 기반으로 최근에도 사피온과 함께 '실시간 미디어 화질 개선용 인공지능 가속기' 정부 과제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팹리스들은 특출난 아이디어와 세분화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도 이를 실제 제품으로까지 연결시키는 데 있어 인적·물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에이직랜드의 토탈 솔루션을 통해, 또 TSMC라는 글로벌 최고 파운드리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가장 안정적인 주문형 반도체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에이직랜드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지난 2020년 235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45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8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도 여전히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TSMC의 생산라인 확보가 빡빡하게 돌아가는 점을 감안한 목표치다. 에이직랜드는 국내 팹리스에서 안정적인 고객사와 매출 구조를 형성하고 나면 상장을 통해 기업 규모를 더욱 확장하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 대표는 "회사 매출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그에 맞는 규모를 갖추기 위해 최근 M&A를 진행하는 등 인력 풀을 키워나가고 있다"라며 "지난해 위즈마인드, 올해 탑에이직이라는 두 곳의 회사를 인수하며 직원 수를 140여명까지 늘렸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전문인력을 확장해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전혜인기자 hye@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 <에이직랜드 제공>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 <에이직랜드 제공>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 <에이직랜드 제공>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 <에이직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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