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는 1.5톤급 인공위성을 고도 600∼800㎞의 지구 저궤도에 보내기 위해 개발된 3단형 우주 발사체다. 발사체 맨 아래에 위치한 1단 로켓은 75톤 엔진 4개, 2단 로켓은 75톤 엔진 1개, 3단 로켓은 7톤 엔진 1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에선 3단 로켓의 7톤 엔진 연소가 계획보다 빨리 종료되면서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대다수의 우주 발사체는 누리호처럼 3단으로 이뤄지는 등 '다단형 로켓 시스템(MRS)'을 적용하고 있다. 발사체를 다단형으로 만드는 것은 발사체 성능인 속도를 최대로 높여 로켓 엔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다. 발사체는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를 안정적으로 돌 수 있도록 총알보다 빠른 초속 7.9㎞ 속도로 날아가야 한다. 지구를 아예 벗어나거나 달, 화성 등 더 먼 우주로 가기 위해선 이보다 더 빠른 초속 11.1㎞ 이상의 속도가 돼야 한다.
이 때문에 우주 발사체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필요한데, 이를 다단형 로켓 시스템 적용을 통해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마치 육상의 '삼단뛰기' 종목처럼 전속력으로 달린 후 중간에 도움닫기를 통해 더 먼 거리까지 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누리호는 1단 로켓을 연소하면 지상 10㎞ 고도에서 밀어 올리는 힘이 가장 커지고, 그 이상부터는 공기밀도가 줄어 힘이 약해져 싣고 있던 연료 추진제를 거의 다 소진한다. 이후 59㎞ 고도에서 1단을 분리하고, 2단을 점화해 떨어진 속도를 다시 올려 재상승한다. 이어 2단 추진제도 다 사용하면 분리하는데, 이 때쯤에는 공기가 없는 무중력 상태에 도달해 비행하는 만큼 별도의 밀어주는 힘이 없어도 목표 고도까지 도달한다. 그러고 최종적으로 3단 엔진 점화로 위성을 궤도에 밀어 올리게 된다.
누리호의 전체 무게는 200톤(탑재중량 1.5톤)으로, 이 중 추진제 무게는 182.5톤에 달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다. 단 분리 과정에서 연료를 다 쓴 추진제 탱크는 목표 궤도까지 가는 데 불필요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지상으로 낙하시키게 된다.
항우연 관계자는 "발사체를 여러 단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로켓엔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다만, 단을 무한정 늘릴 수 없고, 단 분리의 고도의 엔지니어링 기술이 필요한 만큼 더 크고 무거운 탑재체를 싣거나 더 먼 우주로 보낼 경우에는 단을 늘리는 대신 고체엔진 등과 같은 보조 로켓을 1단에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누리호 후속사업으로 내년부터 추진 예정인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통해 100톤급 다단연소사이클 방식의 액체엔진 5기를 클러스터링하고, 재점화와 추력조절 등 재사용 발사체 기반 기술을 적용하는 1단부와 10톤급 다단연소사이클 방식의 액체엔진 2기와 다회점화·추력조절 등을 적용하는 2단부 등 2단형 발사체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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