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지난 21일 오전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지나 레이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지난 21일 오전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지나 레이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탈탄소' 흐름에 따라 에너지전환 수요가 늘면서 국제 철강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거진 공급망 문제가 높아진 철강가격의 버팀목으로도 작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적용돼 온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가 국내 철강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측에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조치의 유연성 제고를 요청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부활시킨 것으로, 당시 미국은 안보침해를 막는다는 명분에서 자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씩 관세를 부과했다. 우리나라는 관세 대상국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철강 수출규모를 2015~2017년 평균 물량의 70%(약 270만t)로 제한하는 쿼터제가 적용된 채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다.

국제 철강가격은 작년 상반기부터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톤당 600~900달러 선을 오르내리던 열연 가격은 작년 하반기 2041달러까지 치솟았다. 열연은 송유관 등 강관용으로 쓰이는데, 미국 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수요 등이 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차질 우려로 글로벌 열연 가격이 반등했다"며 "장기적으로 탈탄소화에 따른 원가상승·에너지전환 수요가 가격 지지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가격이 치솟자 철강업계에서는 쿼터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관계부처인 산업부도 기회 때마다 미국 당국을 설득하고 있지만, 별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측도 우리가 제기하는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며 "실무적인 선에서는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한국이 참여키로 한 만큼 관련 문제도 결과적으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강문성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무역확장법 232조는 결국 한국에서 미국의 협조를 구해야하는 사안"이라며 "IPEF가 동맹을 강화한다는 측면이 있다보니, 관련 협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쿼터제 완화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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