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우여곡절 끝에 지명 50일 만인 23일 취임했다. 이에 따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자진 사퇴론'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 후보자는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민생문제 해결과 경제회복, 지속성장, 국민의 안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국민통합과 협치에 앞장서겠다"며 "협치를 통해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이자 윤석열 정부의 첫 총리로서 '협치'를 강조한 것이다. 한 총리는 이날 첫 공식행사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또 "물가불안, 가계부채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부처와 모든 정책수단을 열어놓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분야부터 하나하나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소상공인의 온전한 손실보상 지원 등을 위해 정부는 59조4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며 "국회가 의결해주는 대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시장 원리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조화롭게 조정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과감하고 강력한 규제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과거에는 정부가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지만, 지금은 민간과 시장의 역량이 충분히 커졌다.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뒤에서 밀어줘야 제대로 된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했던 '유능한 정부'를 강조했다. 한 총리는 "유능한 정부는 큰 정부, 작은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세금이 아깝지 않게 일하는 정부여야 한다"며 "한평생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살려서 지금의 도전과 위기를 이겨내는 일에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50명 가운데 찬성 208명, 반대 36명, 기권 6명으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 진통 끝에 총리로 임명될 수 있었다.

한 총리 취임으로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이 얼추 완성되자 남아 있는 정후보자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인준'을 위해 '정호영 낙마'를 결심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정 후보자는 거취 문제를 본인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며 "정 후보자 임명에 반대의견이 많았다는 것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압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자 거취에 대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거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후보자 임명 여부 결정은) 시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해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여전히 위법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며, 거취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김미경기자 the13ook@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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