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포리스트 키친(왼쪽)과 풀무원의 플랜튜드(오른쪽). <각 사 제공>
농심의 포리스트 키친(왼쪽)과 풀무원의 플랜튜드(오른쪽). <각 사 제공>
농심과 풀무원이 최근 식품업계의 트렌드로 떠오른 '비건(식물을 재료로 만든 음식만을 먹는 사람)'을 주제로 정면승부에 나선다.

각각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과 삼성동 코엑스에 비건 레스토랑을 열고 가치소비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의 계열사인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 1층에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레스토랑 인증을 받은 '플랜튜드(Plantude)' 1호점을 오픈했다. 국내 식품 대기업이 비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풀무원은 기존에 운영하던 '자연은 맛있다'를 폐점하고 이 자리에 플랜튜드를 열었다.

이우봉 풀무원푸드앤컬처 대표는 "MZ세대의 헬시 플레저 트렌드 속에 비건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 플랜튜드를 오픈하게 됐다"며 "그동안 풀무원이 쌓아온 식품 제조 노하우와 외식전문점 운영 노하우를 살려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고 공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심도 오는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한다. 농심은 지난해 말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의 론칭과 함께 올봄에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초 농심은 4월부터 '포레스트 키친'의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인테리어 공사가 길어지면서 오픈이 한 달가량 연기됐다. 이와 함께 풀무원에 '최초' 자리도 내주게 됐다. 오픈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진 셈이다.

농심은 포리스트 키친의 총괄 셰프로 미국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졸업 후 뉴욕 미슐랭 1,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했던 김태형 셰프를 선임해 독자 개발한 대체육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두 매장의 거리가 멀지 않고 국내 식품업계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브랜드인 만큼 '비건 레스토랑'의 리딩 업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두 매장 모두 '비건'을 내세웠지만 메뉴 방향성은 다소 다르다. 농심이 치즈 퐁듀 플래터·리가토니 라구·가지 라자냐·더블치즈 아보카도 버거 등 양식을 기반으로 한 비건 메뉴를 중심으로 한 반면 풀무원은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두부 카츠 채소 덮밥·트리플 감태 화이트 떡볶이·크럼블두부 비빔밥&순두부 스튜 등 한식을 기반으로 한 퓨전식을 내놨다.

풀무원이 그간 '바른 먹거리'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두부와 김치 등 신선식품에 집중하며 비건식으로의 흐름이 자연스러웠던 반면 농심은 라면과 과자 등 인스턴트식에 강점이 있었던 기업이라는 점도 이색적인 비교거리다.

다만 농심 측은 이번 '포리스트 키친' 오픈이 외식사업 확장보다는 대체육 사업 확대를 위한 마케팅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력 업종이 다른 두 기업이 모두 비건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은 그만큼 비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다른 식품 기업들도 비건 브랜드를 내놓고 있는 만큼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