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필수소비로 분류되는 식료품 등의 명목지출은 증가했지만, 물가변동을 고려한 실질지출은 되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오르자 필수소비에 더 많은 돈을 쓰고도 실소비량은 줄어든 것이다.
특히 생활에 필수적인 품목의 물가상승은 소득이 낮은 계층의 지출부담을 상대적으로 더 늘린다는 분석이다.
2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전년 동기 대비 0.9% 늘어난 월평균 38만8000원을 지출했다. 반면 물가를 고려한 실질지출 금액은 3.1% 감소했다.
주거·수도·광열(-1.1%), 교통(-6.0%), 기타 상품서비스(-0.2%) 등도 실질지출은 줄었지만, 명목지출은 증가한 품목들이다. 주거·수도·광열은 2.3%, 교통은 2.8%, 기타 상품서비스는 4.0% 각각 증가했다.
물가가 오르며 생활에 대한 부담은 커지고 있다. 1분기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는 전년 대비 4.1%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8%)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는 3.5% 올랐는데, 이는 2017년 3분기(3.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교통(9.4%)도 직전 분기(11.1%)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1분기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평균소비성향은 전년 대비 3.3%포인트 줄어든 65.6%로 역대 최저치를 재차 경신했다.
최근 생산자물가 상승세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1% 올라 4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축산물(7.4%), 수산물(2.6%), 석탄·석유제품(2.9%),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4.5%)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이 같은 물가상승세는 저소득층의 부담을 한층 더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액이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분위 13.2%, 4분위 14.8%, 3분위 15.7%, 2분위 16.7%, 1분위 21.7% 등 소득이 낮을수록 컸다. 주거·수도·광열 역시 1분위(22.7%), 2분위(17.2%), 3분위(14.8%), 4분위(11.6%), 5분위(10.8%) 순으로 비중이 컸다.
정부는 물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엄중한 물가 여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민생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이 경제팀의 최우선 당면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물가 상승세 억제를 위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