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 형식 정리 방안 거론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표결 전까지 '임명 보류' 중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 임명 찬·반 문제를 떠나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오는 20일 국회의 총리 인준 표결 전까지 정 후보자를 지명 철회하라는 '변화구'를 던지고 있다.
민주당 전략통으로 꼽히는 우상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20일) 의원총회 결의로 정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그 요구에 대한 대통령실 반응을 본 연후에 표결 일시를 결정해도 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덕수 후보자 인준과 관련해 "상식에 따라 잘 처리해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 거취에 관한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새 정부 첫 총리 인준에 '상식'이란 잣대를 언급했을 뿐, 정 후보자 거취와의 연계 전략에는 불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내일 총리 후보자 인준 전까지 윤 대통령은 아무 액션이 없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인사를 놓고 거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국회의) 표결이 먼저"라고 했다.
민주당은 일찍이 한 후보자 인준 표결을 미루면서 소위 '아빠 찬스' 의혹을 이유로 정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철회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17일 최측근인 한동훈 장관을 임명하며 한차례 충돌했다. 다만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경위와 이해충돌 논란까지 겹친 정 후보자 장관 임명도 동시에 보류하면서 여론을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법이나 불공정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여론에 떠밀리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의료산업 규제개혁을 위해 대형병원을 경험한 의사 출신을 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하자'는 한덕수 후보자 건의를 수용해 정 후보자가 지명된 만큼, 대체 인사를 물색하기가 곤란하다는 의중도 깔렸다.
표면적으론 대치가 이어지고 있으나, 여권 일각에선 민주당이 한 후보자 인준안을 대승적으로 처리해줄 경우 정 후보자를 자진 사퇴 형식으로 정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 후보자가 오늘이라도 (사퇴를) 결단한다면 한 후보자 인준 표결에서 충분히 여야 협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목잡는 야당' 프레임에 부담을 느끼는 만큼 총리 인준 부결 강행 여부를 고심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까지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첫 출발하는 단계라는 점을 조금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