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코인 테라USD(UST)와 루나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가상화폐 발행사가 보유했던 35억 달러(약 4조500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 행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테라USD를 만든 테라폼랩스는 두 코인의 방어를 위해 사놨던 비트코인이 정작 지난 10일 코인판 '뱅크런(대규모 인출사태)'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은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의 35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이 가상화폐 거래소 2곳으로 이체됐고, 이후 거래 흐름은 추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실패한 테라 블록체인 재단의 비트코인 행방은 미스터리"라며 "만약 투자자들이 테라 블록체인 붕괴로 입은 손실을 만회하려 한다면 재단의 가상화폐 적립금이 어떻게 됐는지가 핵심 질문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엘립틱 분석에 따르면 LFG는 지난 1∼3월 35억 달러 가치의 비트코인 8만394개를 구매했다. 또 지난 9일 UST가 1달러 밑으로 하락하기 시작하자 UST 가치를 달러에 1대 1로 페그(고정)하겠다면서 비트코인 적립금을 활용해 UST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9∼10일 LFG 가상화폐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은 코인거래소 제미니와 바이낸스 계좌로 흘러들어갔고, 이후 이 비트코인 행방은 추적할 수 없게 됐다고 엘립틱은 밝혔다.

LFG는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1달러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UST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재단이다.

LFG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지난주 30억달러 이상의 보유 비트코인 대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LFG는 UST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5만2189개의 비트코인을 한 거래 당사자에게 팔았다. 이어 지난 12일 달러 연동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3만3206개의 비트코인을 테라폼랩스가 직접 매각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재단 측은 전했다.

UST 시세 하락에 따라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하고, 이에 UST가 다시 하락하는 '죽음의 소용돌이' 악순환이 벌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1달러에 고정돼야 할 UST는 한때 20센트 아래까지 내려갔고, 루나는 0.002달러로 떨어져 사실상 휴짓조각이 됐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적립금이 어떻게 됐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톰 로빈슨 엘립틱 공동 설립자는 "우리가 확인한 것은 비트코인이 가상화폐 거래소 2곳으로 이동했다는 것이고, 사용 명세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비트코인이 처분됐을 수 있고, 거래소에 보관 중이거나 다시 인출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테라 블록체인을 부활시키기 위해 또 다른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하지만 가상화폐 업계에선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업계를 떠나라"고 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이자 초기 테라의 투자자였던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는 테라 블록체인을 복사하자는 권 CEO의 제안인 '포크'(fork·블록체인이 여러 갈래로 나뉘며 새 버전이 생기는 것)는 아무런 가치를 창조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양수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