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표현은 언제 어디서든 자유로워야…그러나 민폐가 되어서는 안 돼”
“이런 문제가 반복되면 결국 집회에 대한 규제 강화시켜, 꼭 필요한 집회까지 위축될 염려”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새벽 1시부터 이 헌장 틀어 시골마을 주민들을 잠 못자게 하는 것이 윤리일 수 없어”
보수단체 향해 “정권 잃었던 때의 고통 깊이만큼, 정치적 의사 표현도 한층 성숙해지길”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밤새 집회를 연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를 겨냥해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보수단체가 밤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민교육헌장을 틀면 비난받는 쪽은 어느 쪽일까"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상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일부 보수단체가 밤새 국민교육헌장을 트는 등 무리한 집회를 한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정치적 표현은 언제 어디서든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나 민폐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런 문제가 반복되면 결국 집회에 대한 규제를 강화시켜, 다른 꼭 필요한 집회까지 위축될 염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는 항상 국민에게 예의를 다해야 한다.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단체도 마찬가지"라며 "선거를 여러 번 치른 저 역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돌아다니지만 항상 최우선 고려사항은 주민에게 폐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단체가 틀었다는 국민교육헌장은, 교육이 지향해야 할 이념과 근본 목표를 세우고, 윤리와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 54년 전 제정됐다"며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고,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윤 의원은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새벽 1시부터 이 헌장을 틀어서 시골마을 주민들을 잠 못자게 하는 것이 윤리일 수는 없고, 공익과 질서일 리는 더더욱 없다"면서 "보수는 5년의 와신상담과 천신만고 끝에 정권을 교체했다. 정권을 잃었던 때의 고통의 깊이만큼, 정치적 의사 표현도 한층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문 전 대통령 사저 근처에서 보수단체들의 잇따른 집회로 인근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것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사저 근처 보수단체들의 시위 방식이 이 대표가 비판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회원들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와 비슷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사저 주변에서 정치적 표현을 하는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권리"라면서 "(문 전 대통령 사저 근처에서) 집회 하시는 분들 중 특히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가족을 잃은 분들의 안타까움과 그에 따른 항의를 보면서 마음이 무겁다. 국민의힘은 최춘식 의원님을 통해 항상 코백회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일부 다른 목적의 집회는 우려스럽다"며 "저는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 뜻을 관철하려는 전장연 시위의 방법과 형식을 비판해 왔고 대신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전장연의 주장과 논쟁하고 공론화하는 방법을 제안해서 실제 티비(TV) 토론도 여러 차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시지의 효과는 꼭 확성기의 볼륨과 주변 주민들에게 끼치는 불편의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다. 온건하고 논리적인 방법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집회 단체를 향해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지적도 방법과 형식 면에서 항상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는 형태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시대는 갔다"며 "이제 윤석열 대통령과 새로운 희망이 주제인 시대다. 5년 간 분노하셨던 분들도 분노보다는 희망의 길에 같이 하실 수 있도록 당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전부터 "잊힌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밝혀왔다. 하지만 자택 주위로 모여드는 지지자들과 며칠 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보수단체 회원들로 평산마을은 연일 북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비해 경찰은 20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평일에는 하지 않던 차량통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은 문 전 대통령 내외와 사저를 보기 위해 마을에서 2㎞ 떨어진 통도환타지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걸어서 마을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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