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 인준여부를 두고 장고가 길어지고 있다. 당초 내부에서 부결 목소리가 강했지만 최근 박완주 의원 성비위 사건이 터지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당을 향한 여론이 악화되는 가운데 '야당의 발목잡기' 프레임까지 덧씌워지면 6·1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어느새 의원들 사이에선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국무총리 인준 표결 위한 본회의 일자는 아직 협의 중에 있다"며 "일자만 결정되면 바로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회의 직후 의총에선 거기(한덕수 후보자 인준)에 대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적어도 정 후보자 정도는 사퇴를 시키는 게 마지노선"이라며 "국민을 상대로 낙마를 시켜 놓고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내에서 제기됐던 한동훈 후보자 낙마와 연계된 전략에 대해서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의총에서 다양한 국민 여론을 수렴을 해 봐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낙마 1순위'로 꼽았던 한 후보자 청문회가 '이모', '한국3M', '취권의원' 등의 논란만 남긴 채 막을 내리면서, 당 내부에서도 한동훈 후보자 낙마카드와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 카드를 맞바꾸는 전략을 고수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사건까지 터지면서 도덕적 정당성에 타격을 입었다. 국민의힘이 이틈을 타 성폭력 이슈를 전면에 내걸고 대야공세를 하면, 안희정·오거돈·박원순 사건까지 소환되면서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정당'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여기에 지방선거가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발목잡기 프레임'이 강화될 경우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당내에서 거론된다. 국회에서 압도적 의석수를 가진 민주당이 인준 권한을 빌미로 새 정부 국정을 방해한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 법안 강행 처리에 민주당의 일방 독주로 새 정부 국정이 방해 받는다는 기류가 흐르면, 지선을 불리한 국면에서 치러야 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민주당의 입장 선회도 차츰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총리 한덕수는 아니다"면서도 "기어이 필요하다면 최적임자라는 설명이나 달리 사람이 없으니 이해해달라는 사과로 설득시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설득이 대통령의 일"이라고 덧붙였다.김세희·권준영기자 saehee0127@dt.co.kr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답변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답변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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