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이임 기자간담회 "차기 정부서 재정준칙 반드시 도입해야" 고물가 질문에 "민간부문·기업이 도와줘야" 퇴임을 앞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지속가능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재정준칙 법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재부 출범 이후 역대 최장수 장관으로 이름을 남기는 홍 부총리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난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속력을 갖춘 재정준칙 법제화가 다음 정부때 이뤄지길 재차 강조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한국형 재정준칙을 마련하고, 관련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냈다. 한국형 재정준칙은 오는 2025년부터 국가채무비율은 매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이내, 통합재정수지는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이 골자다.
홍 부총리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30% 후반에서 40%대를 넘어 이제 막 50%에 진입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52%, 54%, 56%로 점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가채무의 절대적 규모는 양호하지만, 채무비율이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다"며 "이를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는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고물가 상황과 관련해서는 "국내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게 아니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선진국은 우리보다 오히려 더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원유를 해외에서 100% 수입하는 나라다보니, 원유를 포함한 석유류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물가를 안정시키기 쉽지 않다"며 "민간부문과 기업이 도와줘야할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급등한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작년 하반기부터 하향안정세로 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전체적으로 되돌아보면 제대로 안정을 이루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또 "2011년부터 12년째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부총리가 된 이후에도 제정하지 못했다"며 "다음 정부에서 빠른시일 내에 제정이 이뤄져 성장동력과 부가가치, 고용기회가 창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공직생활을 37년간 해왔는데, 개인적으로 쉼없이 온 것 같다"며 "기재부 장관을 3년 반동안 장거리 마라톤 경기를 뛴 듯 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민, 정부를 위해 봉사하고 일할 수 있었던 점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2018년 12월 11일 취임한 홍 부총리는 약 3년 5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9일 퇴임한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