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면 찬성 68.8% 우세
김경수·정경심은 과반이 반대
'검수완박' 정치적 부담도 작용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전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에 대해 사면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아직 부족한데다 정치적 갈등상황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정치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2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공개한 여론조사(TBS 의뢰, 조사기간 4월29~30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이 부회장 사면은 찬성이 68.8%, 반대가 23.5%로 찬성의견이 우세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정 전 교수 사면에 대해서는 반대가 훨씬 높았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과반인 51.7%가 사면에 반대했고, 찬성은 40.4%였다. 또 정 전 교수 사면도 57.2%가 반대했고, 찬성은 30.5%였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전 지사의 사면에 대해서는 반대가 56.9%였고, 찬성은 28.8%에 그쳤다.

여론만 살핀다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감대는 형성됐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신·구 권력 갈등의 단초가 됐던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요청했던 사안이라, 문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이 부회장 사면만 추진하기는 정치적으로 쉽지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김 전 지사나 정 전 교수까지 사면한다면 '최측근 끼워넣기'라는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도 어렵다.

6·1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여야가 검수완박으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고,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관련 법안을 의결하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사면을 결단하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부회장은 사면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이 전 대통령이나 김 전 지사, 정 전 교수 같은 경우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면서 "임기 말에 무리하면서 사면을 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또 하나의 부담은 검수완박"이라며 "만약 김 전 지사를 사면한다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드루킹 댓글조작이 재조명받을 수 있고, 검찰 수사와 연결돼 갖가지 추측과 해석이 쏟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검수완박까지 의결한다면 정치적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며 "그러니 아예 사면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면에 대해 국론이 찬성과 반대로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에 그런 여론이 부담됐을 수 있다"며 "고민 끝에 사면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부회장이나 이 전 대통령 사면에 김 전 지사와 정 전 교수를 끼워넣기하는 걸로 보이는 것도 문제라고 인식했을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국민들이 보기에 '이렇게까지 측근을 사면하나'라고 생각하게 할 수 있으니, 이렇게 해도 문제가 되고 저렇게 해도 문제가 된다면 아예 사면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경·임재섭기자 the13ook@dt.co.kr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말 특별사면에 대한 인식조사.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말 특별사면에 대한 인식조사.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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