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동력이 점차 꺼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1년에 발표된 OECD 보고서는 2000∼2007년 연간 3.8%, 2007∼2020년 2.8%이었던 우리나라의 1인당 잠재 GDP 성장률이 향후 정책대응 없이 현재의 상황이 유지될 경우 2020∼2030년 1.9%, 2030∼2060년 0.8%로 점차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 GDP 성장률은 물가상승을 초래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잠재 GDP 성장률은 2000~2007년에는 OECD 국가들 중 상위권에 속하였으나 2030~2060년에는 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급속히 줄어드는 것에 주로 기인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2005년 저출산기본법을 제정하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을 지출해 왔지만 저출산 경향은 막지 못하고 있다. 만 15∼49세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숫자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우리나라는 2021년 0.8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러한 저출산 문제는 우리 사회가 취업의 어려움, 높은 집값 등으로 아이를 낳아 살기에는 팍팍하다는 것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우리 사회를 더욱 팍팍하게 하는 것은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으로의 경제 및 인구의 집중이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수도권은 면적이 전국의 11.8%인데 반해 인구는 전체의 50.4%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의 경제활동 수준을 나타내는 지역총소득도 2019년 현재 수도권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6%이다. 서울과 수도권이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에 따라 집값은 치솟고 삶은 더욱 팍팍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으면서 우리 사회가 보다 살만한 곳이 되고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근본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이 살아야 한다. 우리나라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방에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마치 한 팔과 한 다리를 묶고 뛰어서는 제대로 달릴 수 없는 것처럼, 향후 우리 경제가 계속 성장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지방이 사는 방안으로 최근 주목되는 것이 메가시티이다. 메가시티는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 생활이 가능하게 연결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가 가능한 인구 천만명 이상의 거대 도시권을 뜻한다.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국제적으로 경쟁하는데 있어 메가시티가 유리하다. 그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메가시티는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서울과 수도권이 유일한 메가시티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부산-울산-경남을 연결하여 메가시티를 형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그런데, 메가시티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업들을 유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지식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면서 기업들에게 필요한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학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경희대 김종영 교수가 제안한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주장은 주목할만 하다. 세계적인 수준에서 연구와 교육을 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주립대학 시스템을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에도 서울대에 버금가는 국립대학들을 지방에 육성하자는 주장이다.

메가시티가 완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체 완결적인 산학연의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세계적인 수준에서 연구와 교육을 할 수 있는 대학의 존재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경제 및 사회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 경제규모는 세계 10위에 달하고 있고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었으며 이제는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서 함께 즐기게 되었다. 우리가 직면한 과제가 만만치는 않으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를 충분히 극복하여 함께 사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으며, 그 핵심으로 지역의 균등발전, 그 전략으로 메가시티화와 세계적인 연구와 교육을 하는 대학의 존재를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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