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간) PBS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팬데믹 단계를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서 우리는 하루에 9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수십만 명의 입원 환자, 수천만 명의 사망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지금 (확산이) 낮은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만약 미국이 팬데믹 단계를 지났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그렇다"고 전했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가 박멸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사람들이 간헐적으로, 가능하면 매년 백신을 접종한다면 공동체에 이 바이러스의 수준을 아주 낮게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팬데믹이란 건 전 세계를 통틀어 광범위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는 전염병을 뜻한다"며 "그러니까 지구촌 상황을 보면 이 팬데믹이 여전히 진행 중이란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꼭 그대로 반영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의 발언은 앞으로 코로나19 유행이 특정 국가나 지역 단위에서 다소 차등화돼 국지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에서는 지난겨울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했다가 감소한 뒤 신규 확진자가 대체로 안정적인 동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보다 전염성이 더 강한 하위 변이인 BA.2가 우세종으로 올라서면서 확진자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오미크론 때처럼 증가세가 폭발적이지는 않다.
뉴욕타임스(NYT)의 데이터에 따르면 26일 기준 미국의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5만791명으로 2주 전보다 61% 증가했다. 지난달 말 2만7000여 명 수준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입원 환자나 사망자는 팬데믹 초창기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았던 지난해 여름 수준이다.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1만5900여명으로 작년 여름의 최저점인 1만6800명 선 아래로 떨어졌고, 하루 평균 사망자는 362명으로 작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한편, 코로나 상황에 대한 이 같은 평가와 달리 파우치 소장은 '개인적 위험'을 이유로 오는 30일 예정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NBC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나의 (코로나19와 관련한) 개인적 위험에 대한 개인적 평가 때문에" 해당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NYT에 전했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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