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수출 전년대비 10% 증가 원자잿값 상승… 하방 압력 우려 대내외 리스크 경기둔화 가능성
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 중국 봉쇄조치 여파 등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에 위험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큰 한국 수출 특성상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물가·고금리로 내수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그나마 수출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모습이지만, 대외 불확실성으로 수출 호조세마저 꺾일 경우 연간 경제성장률이 2%대 중반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6일 '2022년 1분기 수출실적 평가 및 2분기 전망'에서 올 2분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0%가량 증가한 173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에도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증가세는 1분기보다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수은 관계자는 "주요국 경기 상승세 둔화, 제조업 신규 주문 감소 및 기저효과 감소 등으로 수출 증가세는 전기보다는 완화될 전망"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되고 중국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 지속으로 대(對)중 수출이 위축될 경우 수출 증가율은 전망치를 하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는 51억9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계속해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지역 봉쇄조치가 길어질 경우 수출 둔화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20일 중국으로의 수출은 1.8%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봉쇄조치 이전인 2월 같은 기간에는 증가율이 두 자릿수인 12.4%였다.
물가 상승세로 수출뿐 아니라 내수도 쪼그라들면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당초 정부 목표인 3.1%보다 훨씬 낮은 2% 중반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기관들의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0.5%포인트 낮춘 2.5%로 수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는 각각 2.7%로 전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IMF와 같은 2.5%를 제시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공급망이 붕괴하고 수입물가도 뛰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흔들리는 모습"이라며 "현 상황이 이어질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은 "1분기 성장률에서 수출 외에는 좋지 않은 실적을 거뒀는데, 수출마저도 반도체에 의존한 착시에 가깝다"며 "여기에 엔화약세까지 가세하면서 중기적으로 6개월 시차를 두고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전환, 1위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수출 경기에 하방 압력이 강해질 전망"이라며 "대내외 리스크가 산적해 경기 둔화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진·김동준기자 jineun@dt.co.kr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표는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