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입장 전 최종 중재안 봤는데 조항 워낙 개괄적…집단적 판단 잘 안됐다"
"與, 사법체계 근간 흔드는 입법 왜 일주일만에, 文 퇴임 전 해야하나"
한동훈 통화 후 입장 번복? "수정 의지 있으니 韓 통화한 것"…文에 발언 자제 촉구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에 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에 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에 대한 '중재안' 여야 합의를 평가했다가 입장을 번복했다는 지적에 "의원총회 동의를 받는 과정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며 원내 검토가 불충분했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이준석 대표는 26일 BBS 오전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회의장 중재안이 합의됐을 때만 해도 '절반의 성공한 협상'이었다고 평가했는데 입장이 바뀐 건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논의한 이후 (중재안 반대로) 입장이 정제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논의 이후에 (입장이) 바뀐 게 아니라 원래 원내지도부가 원내 협상을 총괄하도록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총 들어가기 20분 전쯤 제가 최종 중재안을 봤는데 그 항들이 워낙 개괄적으로 돼 있었다"며 "조항 하나하나에 대해 의총에서 더 논의되고 그걸 바탕으로 집단적 판단이 이뤄졌어야 되는데 이번에 지방선거 기간이다 보니 저희 당 의원님들 중 의총에 참석하지 못한 분도 많고 나중에 늦게 내용을 알게 되신 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합의 번복 논란의 책임을 원내로 돌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앞서 여야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합의한 지난 22일 오후 YTN '뉴스큐' 방송에 출연해 '중재안을 언제 받았나'라는 질문에 "저희가 어제(21일 지칭)부터 이런 협상들이 진행되고 있던 건 사실이고 오늘 아침 제가 권성동 원내대표가 최종적으로 의장 중재안을 가지고 저에게 언급했고 저는 여기에 대해 동의 의사를 밝혔고 그래서 저희 의총에서 최종적으로 이것이 추인돼 이번에 처리되게 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중재안에 만족하느냐'는 물음에도 그는 "100%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어쨌든 사실상 직접수사라고 할 수 있는 보완수사권 등이 상당부분 유지된 것에 대해선 절반의 성공한 협상이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틀 뒤인 24일 이 대표는 SNS를 통해 "의총에서 통과했다고는 하지만 심각한 모순점들이 있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입법 추진은 무리"라고 입장을 바꿨고, 전날(2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중재안 '재검토'를 지도부 입장으로 정했다.

이날 라디오에서도 이 대표는 "(민주당이) 이 입법 자체를 왜 지금 일주일 만에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 강한 의구심을 다시 표할 수밖에 없다. 사실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수정"이라며 "국민 어느 누구도 이런 큰 제도 변화가 일주일 만에 그것도 문재인 대통령 퇴임 전에 꼭 이뤄져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어떤 논리적 개연성이 있는지 모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통화한 뒤 입장을 바꾼 것이라는 민주당 측 주장에는 "한동훈 검사장의 경우 본인이 수사를 했던 수사 전문가 아닌가. 그 외에도 다른 법률가들, 판사 출신도 제가 연락드려서 한번 상의해 보고, 여러 절차를 거쳐서 판단을 하게 된 것"이라며 "(한 후보자와) 전화 통화를 하겠다고 할 때부터 이미 이것에 대한 수정 의지는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전화 통화를 해 본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당혹스러울 것'이라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지금 상황에서 더 당혹스러운 것은 국민들"이라며 "국민들이 가장 세게 지적하시는 부분이 선거법(위반)과 공직자 수사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여야가 그렇게 숙고 없이 빠른 합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라면서 사전 입법공청회 추진 등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까지 중재안 입법 반대 의견을 다 모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선인은 사실 원내 협상이란 것에 세세하게 개입하는 것도 아니다"며 "당선인께서 원래 밝혔던 '검수완박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다. 라는 그 과거의 입장에서 다른 입장을 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입장은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손석희 전 JTBC 앵커와의 대담에서 중재안 합의를 긍정하고 한 후보자의 검수완박 비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선 "제가 봤던 어느 인수위 정권이양 기간에 있던 대통령보다도 현안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하고 계시다"며 "검수완박 문제에 대해선 특히 문 대통령께서 좀 신중하게 말씀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검찰개혁'을 내걸고 검찰 수사권 축소 등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을 한 뒤 국민여론의 긍정평가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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