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법안처리 3명 찬성표 확보
양향자 의원 자리에 민형배 배정
野 "대국회 민주주의 테러" 반발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탈당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탈당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 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 중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당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 무소속 위원으로 배정해 검수완박 입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려 한다는 '꼼수'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원으로 사·보임 시키면서 안건조정위에서 검수완박 법안 처리에 필요한 3분의2 찬성표를 확보하려고 했다. 하지만 양 의원이 검수완박 법안 반대 소신을 드러낸 문건을 직접 쓴 사실이 20일 확인되면서, 양 의원 대신 민 의원을 무소속 안건조정위원으로 배정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대국회 민주주의 테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국회 법사위 위원 총 18명 가운데 안건조정위에는 여당 3명, 야당 2명, 무소속 1명 등 6명이 위원으로 참석해 법안 상정건을 처리하는데, 법안 상정 처리를 위해선 6명 중 4명(3분의2)이 찬성해야 한다. 결국 3명의 안건조정위원을 확보한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무소속 몫의 자리에 민 의원을 앉혀 법안을 상정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 교섭단체 재적의원 변경(172석→171석)을 보고하면서 민 의원의 민주당 탈당을 적시했다. 민주당은 무소속 신분으로 전환한 민 의원을 법사위 안건조정위원에 임명해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심산이다.

현재 법사위 법안1소위에 직회부된 검수완박 법안 2건(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 회부를 신청하면 여야 3대3 동수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최장 90일까지 해당 안건을 논의할 수 있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해 7월 보좌진 성비위 의혹에 책임을 지고 탈당한 양 의원을 야당 몫 법사위 안건조정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그를 법사위로 사보임시켰다. 그러나 양 의원이 지난 19일 직접 쓴 글에서 "이번 법안이 이런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검수완박에 반대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민 의원의 '위장 탈당'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의 권성동 원내대표와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 의원을) 비교섭단체 몫으로 둔갑시킨 것"이라며 "민주당이 양 의원의 사보임에 이어 편법과 꼼수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넣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셀프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셀프로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안건조정위는 여야 3인 동수로 구성해야 하는데도, 민 의원이 안건조정위에 들어가면 사실상 여야가 4대2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국회선진화법을 만들 때 다수당에게 신속처리안건 제도(패스트트랙)를 무기로 줬고, 소수당에게 준 것이 안건조정위 그리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라며 "다수당이 돼 소수의 의견을 완전히 묵살하고 안건조정위까지 무력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입법독재 아니고 뭐겠냐"고 비판했다.

그는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탈당한 민 의원에 대한 '강제 사보임'을 요청했다. 그는 "21대 국회 법사위 개원 당시의 정수인 민주당 11명·국민의힘 6명·무소속 1명에 맞추기 위해서, 꼼수를 쓴 민 의원을 다른 상임위로 보내고, 다른 상임위에 있는 민주당 소속 의원을 법사위에 보임시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박 의장이 최근 양 의원을 보임시키면서 개원 당시 법사위 정수를 근거로 든 점을 파고들면서, 무소속 2명 상황을 초래한 민 의원을 강제 사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장실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의장님께선 확답을 하지 않았다"며 "개원 당시 법사위 정수대로 해주길 무한정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박 의장이 이달 말 북미 순방 일정을 취소한 데 대해선 "해외순방을 보류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더 타협책을 만들어보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이같은 민주당의 꼼수에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이렇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며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대로,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장태수 정의당은 대변인은 "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대국민 인사 테러라고 했는데, 민형배 법사위원 탈당은 대국회 민주주의 테러"라고 주장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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