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모호한 규정으로 산업현장 혼란이 가중되면서 전문가들은 시급한 법 개정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최고 경영자의 의무 이행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문화 해 책임소재나 과잉 처벌 논란을 해소하고, 하도급업체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사후 처벌'이 아닌 '사전 예방'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을 수정·보완해 국정과제에 담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대재해법은 사고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지만, 현실적으로는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원-하청간 책임소재가 불명확하고, 최고경영자의 처벌에 대한 면책조항도 없다는 점에서 과잉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은 법안의 구체적 명문화를 요구하고 있다. 경영책임자의 의무 내용이 명확해질 경우 안전 인력 확보나 예산 집행도 규정에 맞춰 이행할 수 있고, 사고 발생 시에도 책임소재가 분명해지는 만큼 과잉처벌 논란도 자연스레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승태 한국경영자총협회 산업안전팀장은 "시행령이 어느정도 구체화됐다고 하지만 안전법령은 여전히 포괄적이고, 필요한 예산이나 업무 수행 내용도 모호하다"며 "경영책임자의 의무 내용이 구체화되고 명확해져야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에 규정된 부분을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법 5조에 명시된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 문구도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관리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 등을 명확히 해 면책 규정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며 "시행령 개정으로는 한계가 있어 법률 개정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는 면책조항 등 법률상 문제가 되는 내용에 대해 하위법령, 위임 근거 등의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제 6단체장들은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중대재해법을 현실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경총이 기업 367곳을 대상으로 중대재해법의 개정 시기를 조사한 결과 '1년 이내'(36.2%)와 '즉시'( 31.9%)가 10곳 중 7곳에 달해 시급한 법 개정의 요구가 방증됐다.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법 취지에 맞추기 위해서는 근무 환경의 개선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원청에서 1차 하도급-2차 하도급으로 내려갈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인력이 축소되고 사고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이를 해소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원청이 금액을 깎고, 결제를 미루다보니 하도급 업체는 최소 인력을 투입하게 된다. 현장이 무리하게 돌아가다보니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보증보험제도를 도입하면 하도급 업체는 대금 부담이 없어지고 인력을 제대로 투입할 수 있게 돼 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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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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