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인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찬성하자 국민의힘 측이 맹비난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측은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에 반대하고 제명을 요구한 권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에 동조하려 한다고 공격했다.
이유동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20일 논평을 내고 "불과 이틀 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손을 맞잡으며 대의를 위해 합당을 선언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합당에 반대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운운했다"며 "권 원내대표의 소신이라는 것이 고작 민생을 외면한 채 폭주하고 있는 민주당에 동조하는 것이냐"고 문제 삼았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게다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한 목소리를 내기로 합의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원내대표'라는 직을 이용해 회동에 참석하며 양당의 합의정신에 균열을 가게 만드는 행태는 말 그대로 몰염치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대변인은 "권 원내대표가 본인 소신대로 행동하고 싶다면 '제명' 운운하는 쇼를 당장 그만두면 된다"며 "탈당이 아닌 당에 제명을 요구하고 당론과 전혀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국민기만이자 우롱"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인 19일 국회에서 열린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검찰개혁의 중추는 수사·기소의 분리이고, 그런 방향으로 과거에 추진됐으나 6대 범죄를 그저 남겨놓는 미진한 방향성으로 됐다"며 "경찰 수사권에 대한 견제는 검찰의 기소권으로 하는 것이고, 경찰의 수사 능력을 일방적으로 평가할 게 아니라 경찰 수사권이 검찰에 종속되면서 나타난 비효율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에 찬성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검수완박 법안을 저지하는 방안 중 하나인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때문이다. 현행 국회법상 의원 180명이 동의하면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할 수 있다. 민주당 172명에 친여성향의 무소속 의원 등을 더하면 178~9명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권 의원까지 찬성표를 던지면 180명을 채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강하게 견제를 하고 있다.
이 부대변인은 "소수정당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필리버스터조차 무력화를 하기위해서 민주당은 혈안이 되어 있고 이를 위해 부족한 한 석을 권 의원이 채울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며 "만약 권 의원 때문에 필리버스터가 무력화되고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된다면 권 의원은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민주당 내에서도 검수완박 속도조절론 목소리가 있고, 정의당이나 시대전환, 무소속 양향자 의원도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어 180명을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