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기 못지않은 실적 조선업계
고임금 현대중공업에 인력 쏠림
하청노동자 저임금 문제점 지적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처우 문제를 놓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인천에서 열린 현대제철 정기주주총회에서 금속노조 현대제철 포항지회 관계자가 특별공로금 지급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포항현대제철지회 제공>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처우 문제를 놓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인천에서 열린 현대제철 정기주주총회에서 금속노조 현대제철 포항지회 관계자가 특별공로금 지급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포항현대제철지회 제공>
제조업 현장에서 임금 등 처우문제를 두고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계열사를 중심으로는 성과급 지급을 두고 노조가 사측을 압박하고 있으며, 조선업계에서는 급여가 높은 현대중공업으로의 인력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는 최근 현대차·기아 그룹사 대표자 회의를 진행하고 특별공로금 쟁취를 위한 연대 투쟁 방향 등을 논의했다.

지난달 현대차·기아 직원들에게 1인당 400만원의 격려금이 지급되면서 계열사 노조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관계자는 "같은 공채로 들어왔는데도 소속을 잘못 선택한 탓에 급여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며 "상대적 박탈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에 이어 현대모비스도 지난달 특별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현대로템과 현대제철 등 다른 계열사로 격려금 문제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현대로템 노조는 지난 달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대차의 실적은 현대로템에서 분할해 가져간 변속기 사업 등의 토대 위에서 성장한 만큼 현대로템 전체 종업원이 함께 만들어온 결과물"이라며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그룹사 노조의 강력한 공동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노조도 같은 달 성명서를 통해 "우리가 24시간 고열, 분진, 소음 속에서 사투한 끝에 현대제철은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8000 조합원의 노고로 이룩한 실적에 대한 공정한 분배는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6조6789억원으로 전년대비 178.9%가 늘었다. 반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2조44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같은기간 3251.3% 증가했다. 노조는 지난달 23일 현대제철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된 자리에서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회의를 통해 향후 서울 양재동·현대차 본사 앞 1인 시위도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그룹사가 돌아가면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호황기 못지않은 수주실적을 기록중인 조선업계에서는 동종업계 '인력 빼가기'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진행된 현대중공업 사무·기술·설계·연구 분야 인력 모집 면접자리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서만 3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분야의 채용 규모는 400명으로, 채용규모의 절반이 넘는 면접자들이 동종업계 경력직인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1인 평균 급여는 7056만2000만원으로, 대우조선해양(6700만원)을 소폭 웃돌고 있었다.

여기에 하청노동자들의 저임금 문제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2020년 해고된 하청노동자의 규모는 약 7만6000여명으로 집계됐으며, 남아있는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약 30%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회는 "오히려 일감이 늘어난 지금도 저임금을 견디지 못해 조선소를 떠나는 노동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일은 더 힘들고, 더 위험하고, 임금은 훨씬 적은데 누가 조선소에 돌아와 일하려고 하겠는가. 젊은 노동자들이 조선소 일자리를 기피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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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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