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문의 '실시간 텍스트' 변환 AI가 질문유형·대응방법 안내 SaaS 화해 솔루션… 사업 확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삼성SDS AICC(지능형 컨택센터) 한 상담 직원이 고객의 문의 전화에 응대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녹스포탈에 접속하기 위한 앱이 삭제됐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상담 직원의 모니터에는 고객이 말한 내용이 실시간 텍스트로 변환됐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듯이 바로 아래에는 상담사가 고객에게 한 얘기도 텍스트로 나타났다. 고객의 상담내용 중 '삼성SDS' 'MDM(모바일 단말기 관리) 삭제' 등 주요 단어에는 마치 형광펜으로 칠한 듯 하이라이트 표시가 됐다. 화면 아랫쪽에서는 AI(인공지능) 어시스턴트가 고객의 질문내용 개요와 유형, 대응방법을 안내해 보여줬다. 상담 직원은 AI의 안내를 받아가며, 고객에게 지워진 앱을 다시 설치할 수 있는 주소를 문자로 전송하겠다고 안내했다. 고객의 감사 인사로 상담은 바로 마무리됐다. 상담 직원은 AI의 도움을 받으며 상담유형, 조치내용 등을 기록했다. 전화를 받은 후 상담기록을 끝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3분이 채 안 됐다.
AICC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VDI(가상 데스크톱 인프라), 녹스미팅 등 원격업무용 솔루션 관련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AICC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센터에 적용했다. AICC에서는 삼성SDS를 포함한 삼성그룹 관계사 직원 약 30만명이 쓰는 인트라넷 '녹스포털'을 비롯해, 클라우드, 물류, 인터넷전화, 홈IoT(사물인터넷), 인텔리전트 팩토리 등 70여 개 솔루션 및 서비스 관련 문의에 대해 대응이 이뤄진다. 삼성 글로벌 컨택센터로 들어오는 문의도 일부 처리한다.
삼성SDS AICC의 최대 강점은 클라우드 상에서 인프라와 솔루션을 구현해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유연성과 확장성을 높인 것이다. 기존 컨택센터가 각 기업이 확보한 공간에 인프라를 설치하고 상담사가 상주하는 방식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인프라와 솔루션이 모두 클라우드에 있는 만큼 고객은 초기 설비투자 부담이 없고, 상담 직원은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 삼성SDS는 지난 3월말 가상상담 기능을 SaaS(서비스형 SW)화해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 중 상담지원과 상담분석까지 SaaS화해 내놓을 예정이다. 그동안 대기업 중심 구축형 사업에서 중견·중소기업으로 시장을 넓히고 서비스형 사업을 전개한다는 구상이다.
고객문의 처리에는 AI의 힘이 절대적이다. AI는 가입 심사, 서비스 신청 접수 등 간단한 문의는 직접 챗봇이나 음성봇으로 상담을 제공해 또 한명의 상담사 역할을 한다. 기술지원 요청같이 어려운 문의는 전문 상담사로 자동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AI는 고객의 문의 내용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것은 물론, 고객 문의의 의도 파악부터 문의 대응에 필요한 지식 추천까지 해준다. 빠르고 정확한 상담 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상담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 상담이 끝난 후에는 상담분석까지 해줘 이후 서비스 품질을 높이도록 돕는다.
삼성SDS는 솔루션사업부 내에 160여명 규모의 AICC 전담조직을 두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영등포구에 위치한 AICC에서는 160여 명의 상담직원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곽지용 삼성SDS ITC사업팀 프로는 "AICC에서는 NLU(자연어이해), STT(음성인식), TA(텍스트 분석) 등의 기술을 적용, AI가 대화를 해석해 상황에 맞는 최적의 답변이나 콘텐츠를 자동 추천해 주는데, 특히 98~99%에 달하는 STT 정확도가 솔루션 완성도를 높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고객 불만사항 등을 실시간 분석하고 상담 내용을 자동 평가·분석해 리스크를 줄여주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해 준다"면서 "고객이 전화를 걸어오면 과거 상담이력과 제시한 불만, 관심이 자동으로 표시돼 상담사가 이를 파악하고 대응하도록 해 준다"고 설명했다.
AI는 또한 고객과 상담 직원의 통화내용을 분석해 상담 직원의 고객 필수 안내사항 제공 여부, 상담멘트 등을 점검해 준다. 이를 통해 상담 품질을 높일 수 있다. 고객의 목소리에서 감정을 분석해 상담사가 미리 파악하도록 해 주기도 한다.
한 상담사는 "고객과의 상담 중에 AI가 키워드를 파악해 지식추천을 해 주니 훨씬 효율적으로 응대할 수 있다. 경험이 적은 신입 상담사도 어려움 없이 상담업무에 적응할 수 있다"면서 "상담이 끝난 후 상담 이력 기록도 AI를 통해 상담코드 추천, 문의내용 요약 등을 클릭 한번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삼성SDS AICC를 도입, 고객의 보험 가입 시 완전판매 여부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AI 음성봇 기반의 자동 아웃바운드콜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효율을 크게 높였다. 이 회사는 적용 2개월 만에 하루에 약 2500건, 한달에 5만 건 이상의 AI 모니터링 상담전화 처리를 하고 있다. 통화품질 모니터링 심사도 건당 35분에서 2분으로 대폭 줄였다. 한 인터넷 기반 서비스 기업은 컨택센터, 앱, 인터넷 등에 표출되는 고객의 목소리를 AI로 분석해 리스크에 대응하고 이슈관리를 하는 체계를 도입했다. 한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은 AI가 대화 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상담사에게 제품 정보와 상담 가이드를 제공하고, 프로모션 정보도 추천해 주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곽지용 프로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발한 덕분에 코로나로 인한 해외 컨택센터 셧다운 위기에도 수천 명의 상담사가 재택근무를 하면서 서비스를 계속 할 수 있었다"면서 "상담원이 없어도 챗봇이 긴급 상담을 처리하는 등 어떤 상황에도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게 AICC의 강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