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측근인 이태규(사진) 국민의당 의원이 11일 인수위원직을 돌연 사퇴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위원장 간의 공동정부 구성 협상이나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협상의 최일선에 있는 핵심 관계자이기 때문에 이 의원의 사퇴가 양측의 파열음 조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늘부로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한다"면서 "코로나 자가진단 양성반응으로 서면 공지하게 된데 대해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저에 대해 여러 부처 입각 하마평이 있는데 저는 입각 의사가 전혀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갑작스럽게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이상기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 의원이 충분한 해명없이 인수위원직을 사퇴한 것에 대해 윤 당선인의 초대 내각 인선 불만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의원의 사퇴 시점이 하필 윤 당선인이 8명의 초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 지 하루만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원래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으로 기용될 수 있다는 하마평이 있었다. 공동정부를 구성하는데 안 위원장 측 인사인 이 의원의 입각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점에서 유력한 내각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이미 정해졌고, 당선인 측은 행안부 장관에 '정치인 배제' 원칙을 세웠다. 1차 조각 명단에 안 위원장 측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안 위원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내각 인선에 관여했는지 묻는 질문에 "아마도 (당선인) 본인이 판단하기에 최적의 사람을 선택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저는 추천을 해드리고 인사에 대한 결정은 인사권자가 하는 것"이라면서 에둘러 부인했다.
이 의원의 사퇴를 공동정부 구성이나 합당 협상의 궤도이탈 단초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의원은 대선기간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야권후보단일화 물밑협상을 주도하기도 했고, 국민의당 측 실세로서 각종 협상테이블을 진두지휘해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동정부를 하려면 내각에 최소한 2~3명이 포함돼야 공동정부라고 할 수 있는데 안 위원장 측 인사들이 내각에서 배제된다면 사실 약속위반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인수위 중간에 인수위원을 그만뒀다는 것은 사실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고, 아주 특수한 경우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특히 "국민의당 측에서 인선 등에 많은 불만이 있다면 인수위에서 추가 이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인선이나 공동정부 구성에서 약속이 어그러지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은 물 건너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측은 "이 의원의 구체적인 사퇴이유 및 수리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아직 이 의원과 만나지 못했지만 양측의 신뢰는 전혀 변함이 없다"면서 "행안부 장관에 정치인을 배제하기로 한 문제는 다 얘기가 됐다. 인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비서실장은 "이 의원에게 연락을 취해 만나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