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 조직개편을 새 정부 출범 후로 미뤘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7일 "인수위 기간 중 조급하게 결정해 추진하기보다는 당면 국정현안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조직개편 보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각도 현 정부 조직체계 내에서 하게 된다. 안 위원장은 이번 주말부터 새 내각 명단이 순차적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조각에는 윤석열 당선인이 폐지를 공약했던 여성가족부 장관도 포함된다. 안 위원장은 "여가부 장관도 이번 조각에서 발표할 예정"이라며 "새로 임명되는 여가부 장관이 여가부 개편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폐지 공약은 고수하되 부처 성격 전환 등 새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가 정부조직개편을 보류한 것은 현실적인 난관 때문이다. 한 달밖에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논란 많은 정부조직개편안을 만들고 국회 법 개정 통과까지 마무리 짓기에는 무리다. 여가부 뿐 아니라 통상기능 재배치, 과학기술 부처 격상 등의 과제도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 조각도 할 수 없다. 출범부터 윤석열 정부에 큰 부담일 수밖에 없고 국정 공백도 불가피하다. 그러잖아도 민주당은 여가부 폐지를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성차별 해소와 여권 신장에 관심이 없다는 공격거리로 삼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6·1 지방선거에서 여성 표 득표에 결정적 마이너스다. 이에 따라 일단 현 정부조직으로 조각을 하는 고육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안 위원장 언급처럼 국내외 안보와 경제 상황도 엄중하다. 안 위원장은 "최근 국내외 경제문제, 외교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했다"고 했다.

인수위가 정부조직개편이라는 큰 숙제를 뒤로 미룬 만큼 여력은 민생 돌보기에 쏟아야 한다. 현재 민생은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누적된 부채가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10년 만에 물가는 4%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빚 갚는데 빚은 내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물가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외교안보 상황도 긴박하다. 북한은 다음 주 김일성 생일을 기념해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국무부는 대북 억제조치 단계를 더 높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생·안보 과제에 집중하고 정치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정부조직개편을 보류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