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주담대·전세대출 적용 농협은행도 주담대 0.3%p 내려 가계대출 실적 우려에 문턱 낮춰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의 한 은행. 연합뉴스
최근 시장금리가 뛰는 것과는 반대로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자발적으로 낮추고 있다. 서민들의 주거 관련·금융비용을 경감하고 영업 동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10∼0.25%포인트 낮춘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고정금리 구분 없이 대면(창구) 대출 금리가 0.2%포인트, 앱 등 비대면 대출 금리가 0.1%포인트 각각 낮아진다. 3가지 전세자금대출 상품(주택금융공사·서울보증·주택도시보증)을 이용하면서 금융채 2년물 기준의 고정금리를 선택해도 0.25%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전세자금대출에 0.1%포인트의 장애인 우대금리도 신설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민들의 주거부담 완화와 금융비용 경감뿐 아니라 상품경쟁력 강화에 따른 영업동력 활성화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전세대출의 고정금리(2년물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세입자들의 불안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KB국민은행도 지난 5일부터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떨어뜨렸다. KB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는 0.45%포인트, 변동금리 상품은 0.15%포인트 낮아졌다. KB전세금안심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과 KB주택전세자금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도 각각 0.55%포인트, 0.25%포인트 떨어졌다.
농협은행 역시 이달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한다. 우리은행도 주담대·전세대출 금리를 0.2%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이같은 은행들의 대출 문턱 낮추기는 무엇보다 이익 등 실적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가계대출 자산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이자부담이 커진 데다 신규 대출 수요가 줄어 가계대출 역성장 우려가 커진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2월 말보다 2조7436억원 줄었다. 1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은행권 전체로는 작년 12월 이래 4개월째 뒷걸음쳤을 가능성이 커졌다. 커진 예대금리차(예금·대출금리 격차)가 은행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대출 잔액 기준 예대마진(2.27%포인트)은 2019년 6월(2.28%포인트)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커졌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선 실수요자의 대출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함께 손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개인의 소득 대비 대출 한도를 엄격하게 묶는 DSR 규제가 버티고 있는 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만으로 신혼부부와 청년층의 갈증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