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언급
전문가 "해외 상황과 경쟁력 확보 고려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산업은행에 이어 수출입은행 이전까지 언급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산업은행에 이어 수출입은행 이전까지 언급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역균형발전과 관련해 산업은행에 이어 수출입은행의 부산 이전까지 언급하면서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법 개정 사안인데다 더불어민주당과 협의도 필요해 실현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두 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공기업 이전이 이어질 수 있어 기관 안팎의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공공기관 이전 성과가 미미한 점, 수출입은행의 경우 해외 수출 상황과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은 전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 9명과 오찬 중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역에 내려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윤 당선인의 공약 사항이지만 수은 이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당선인은 오찬에서 저출생 문제가 나오자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육이나 육아 지원,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 문제를 푸는 것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역 균형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며 "부산에 골대가 두 개 있어야 한다. 두 개가 있어야 지역 발전이 이뤄진다"며 산은과 수은을 가리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관련 검토에 나설지 주목된다. 산은 이전과 관련해선 김병준 인수위 국가균형발전특위 위원장도 "당선인이 여러 차례 약속한 공약은 반드시 지킨다"고 밝히기도 했다.

산은과 수은 이전은 대선 때마다 언급된 단골 소재지만 이번 만큼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산은과 수은 내부에선 이전을 반대하는 여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이전 언급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수은도 비슷한 상황일 것 같다. 영업점이 많은 것도 아니고, 직원 규모도 적어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같은 감독기관이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국책은행만 이전하는 건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각종 회의 개최 등 효율성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실제 국민연금공단 등 공공기관 이전에도 지역 금융 발전 효과가 크지 않다는 등 지적이 있어 공론화 과정에서 찬반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입은행의 경우 해외 시장 상황에 따라 수출 기업을 지원하는 등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해외 자금 조달 경쟁력 등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은이 이전을 한 뒤에도 경쟁력이 있을지, 국민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해줄지, 이전 자체로 기관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는 "수출입의 가장 핵심이 되는 금융 파트에서 부산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 수출기업들이 더 낮은 금리로 해외에서 수출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조언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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