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리스크 최소화 방점
노무현 정부선 마지막 총리 지내
정치권 "안전한 길" 평가 지배적
"규제완화 맞춘 경제총리 적임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한덕수 전 총리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소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한덕수 전 총리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소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요직을 거친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무리없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당선인이 맞닥뜨리게 될 여소야대 정국의 총리 인사청문회와 국회 임명동의안 인준을 무사히 통과하기 위한 '탕평 카드'로 한 후보자를 선택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볼 수 있는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을 뿐 아니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택한 마지막 총리이기도 하다.

또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경제·통상 전문가로서 활약했다는 점이나 관료출신인 만큼 이념적 색채가 강하지 않고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개성보다 무난함을 앞세워 리스크를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거부하기 어려운 인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흔히 얘기하는 것처럼 신선미는 떨어지는 인사"라며 "이미 총리를 했던 인물이고, 10여년 이상 공직과 떨어져 있었고, 4차산업혁명 등 엄청난 변화를 겪는 시기에 국제관계나 모든 면에서 감각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그러나 "당선인 측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의식해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인사를 고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초대 총리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윤 당선인에게 굉장히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당선인이 지금 전시 상황과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처럼 참신하고 깜짝쇼를 하기보다 무난한 '한덕수 카드'를 골랐다"며 "지금은 특히 미국과 관계설정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니 주미대사를 지낸 한 후보자를 고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관료 출신이나 호남 태생인 한 후보자는 능력과 전문성, 통합과 협치 부문에서 윤 당선인 인선 기준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며 "민주당이 강하게 거부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율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윤 당선인의 규제완화 기조에 맞춰 '경제책임' 총리까지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총리 인사청문회의 가장 큰 불안요인을 6·1 지방선거로 꼽았다. 지방선거에서 대선 패배의 설욕을 해야 하는 민주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한 후보자를 호락호락 통과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후보자가 과거 민주당 정권에 입각했던 이력과는 무관하게 면밀하고 엄정하게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원내대표는 "무늬와 모양만 구색을 갖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총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도덕성 등에서 문제가 없는지 꼼꼼하게 검증하겠다"고 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당선인이 안전한 길을 택하기는 했지만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정부가 바뀔 때마다 말을 갈아탄 한 후보자에게 '통합'과 '협치' 의미를 부여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이 쉽게 물러나지 않고 정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 역시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라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청문회에서 물고 늘어질 수 있다"면서 "후보자의 리스크가 있다기보다 선거국면에서 민주당이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한기호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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