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농업계에 따르면 농사에 필수적인 비료 가격이 올 들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한국비료협회가 이달 10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비료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요소가 46%, 암모니아가 58%, 인산이암모늄이 48%, 염화칼륨이 74% 각각 올랐다.
여기에 올해 원예용 비료 가격은 60% 이상, 일부 무기질 비료는 많게는 3배까지 가격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농협 등이 무기질비료에 대해 가격 인상분의 80%를 보조하기로 했지만, 이마저 상승분 20%와 비료 가격은 농민이 부담해야 한다. 의성 지역에서 벼농사를 하고 있는 황병창씨는 "최근 고령화가 심각해 농사를 짓지 못하는 어르신들은 젊은 농민들에게 농지를 임대한다"며 "농민들이 수익성을 높이려 임대 농지에서 농사짓는 비율이 높아졌다. 경지 비료 가격이 올라도 비용 부담을 끌어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외국인 인부의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경주에서 벼농사를 짓는 임진모씨는 "최근 농작물 가격이 떨어진 작물은 경작 면적이나, 생산량을 늘려서 이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며 "그런데 최근 외국인 근로자 임금이 크게 올라 이마저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황 씨는 "최근 들어 외국인 근로자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이전에 200만원 내외 임금을 받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최근 300만원 이상 임금을 받으려 한다.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채용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농사를 지어 놓고 일부 수확을 포기하거나, 농사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면세유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3월 수협중앙회의 리터당 선박용 경유와 휘발유 면세유 가격은 895원, 899원이었다. 이는 2021년 2월 고시가격 476원 486원과 비교하면 88%, 89% 오른 것이다.
정부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농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올해 4월 13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체류 혹은 취업 활동이 종료되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1년간 체류 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는 등 농민 일손 확보를 위한 지원방안을 찾고 있다.
지난해도 이와 같이 체류 기간이 연장된 외국인 근로자들 가운데 오는 4월 13일부터 6월 30일 사이 체류 기간이 만료되는 외국인 근로자만 2375명에 달했다.
정부는 또 임차농도 농업경영체 등록 확인서를 제시하면 비용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관례상 이런 경우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는 게 농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2017년 통계청이 집계한 우리나라 임차농지 비율은 50.4%(83만3000㏊)였다.
오창용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제주지회장은 "비료와 연료비, 인건비 등 모든 가격이 올라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며 "적자가 누적되면 농업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민호기자 lm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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