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신부. 연합뉴스
성 김대건 신부. 연합뉴스
한국 천주교회가 한국 첫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사진) 신부의 유해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판매한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한국 천주교회는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국내외 어디에서, 누구에 의해 보존·관리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총체적인 현황이나 관리 목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척추뼈 김대건 신부님 천주교 성물'이라는 제목의 판매 글이 올라왔다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판매 가격은 1000만원이며 거래 지역은 서울특별시 동작구였다. 판매자가 첨부한 사진 속 유해함에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척추뼈'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김대건 신부는 한국인 첫 사제로 지난해 탄생 200주년을 맞았다. 지난 1846년 서울 용산의 새남터에서 순교했으며 유해는 신자들에 의해 경기 안성 미리내로 옮겨졌다 1901년 용산 신학교 제대 밑에 안치됐다. 이후 1925년 시복식을 위한 유해 조사차 유골함이 개봉됐고 이때 유해 일부가 여러 교회에 분배됐다 1960년 가톨릭대 성신교정과 미리내성지, 절두산 순교성지 등 3곳으로 나뉘어 안치됐다. 이후 신학교에 있던 유해는 공경을 원하는 성당과 성지, 단체 등에 분배됐다. 개인을 포함하면 유해는 최소 200곳 이상에 나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한국 천주교회가 김대건 신부 유해의 총체적인 현황이나 관리 목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각 교구나 기관이 분배받은 유해를 교구장 등의 책임하에 관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유해 판매 글 이후 천주교계는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교회에서 성인의 유해 매매는 교회법상 엄격히 금지돼 있다. 유골을 거래 대상으로 삼는 행위는 사회법적으로도 위법 소지가 크다. 교회법은 '거룩한 유해는 팔 수 없다'(제1190조)고 규정하고 있다. 교황청 시성성의 교령 '교회의 유해: 진정성과 보존'에서는 '거룩하지 않은 장소나 인가되지 않은 장소의 유해 전시는 물론 유해의 판매와 거래는 엄격하게 금지된다'(제25조)가 밝히고 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