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수원지검 안산지청 부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34기). <연합뉴스>
진혜원 수원지검 안산지청 부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34기). <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조롱하는 등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진혜원 수원지검 안산지청 부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34기)가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가운데, '나쁜 페미니즘'을 거론하며 오세라비 작가의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를 언급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혜원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페미니즘'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최근 커뮤니티마다 '개딸, '냥아들'이라는 용어가 유행인 것 같다. 어쩌면 우리나라 최초의 개딸은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씩씩한 분들이 아닌가 싶다"고 운을 뗐다.

진 검사는 "미디어의 선동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리서치하고 의제를 설정하고, 행동에 나서는 젊은 분들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이는 것 같다"면서 "5만원권의 상징 인물도 유관순이 아니라 유교 가부장제의 충실한 현모양처인 신사임당이라는 사실이 아쉽다. 5만원권 도안 유관순 열사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2016. 촛불시위의 도화선이 되었던 이대 학생분들의 릴레이 시위도 사회와 교육자와 정치인들이 지향해야 하는 도덕과 공정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젊은이들의 시각이 담긴 운동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은 하이애나와 보노보의 세계에서도, 위험 앞에서 뭉치고, '연대'로 공동 양육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며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는, 남성을 악마화하고, 여성의 독자적 주체성 대신 피해자성만 강조하여 각종 이권과 자리를 차지하는, '나쁜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진 검사는 "토론회에서 당선자가 한 발언인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이다'라는 표현도 2018년에 출간된 이 책에서 등장한다"면서 "심리적 갈라치기를 이용한 선동에 휩쓸리는 대신 스스로 리서치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젊은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저자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작가인데, oh, c'est la vie(오, 이게 인생이구만)를 국어로 발음한 '오세라비'"라고 덧붙였다.

앞서 진 검사는 2020년 7월 박 전 시장의 비서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직후 박 전 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본인 페이스북에 올리며 "권력형 성범죄를 자수한다.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을 추행했다"라고 적어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지난 24일 징계위 회의를 열고 진 검사에 대해 정직 1개월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진 검사는 불복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박원순 저'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박원순 시장님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1999년 흑석일보 기사를 보고서였다. 옛날에 스크랩북 포스팅한 적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후 2011년경 임대식 선생님이 쓰신 '박원순이 걷는 길'이라는 평전을 읽었는데, 중고책 대마왕이라는 두 분이 중고서점에서 세기의 대결을 벌인 이야기를 읽고, 책을 많이 읽는 분은 오징어 팅구(친구)라는 신념에 따라 오징어의 팅구(친구)로 삼았다"고 말했다. 해당 책에 대해 "이 책은 현명하고 용기 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거나 억울하게 형을 살았던 역사적 인물들의 재판 과정을 재미있고 진지하게 담아내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중징계 결정과 관련해선 "엊그제 징계위원회가 있었는데, 분통이 터진 나머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낭독해버릴까' 하는 결의로 들고 갔었다"며 "오징어를 대리하신, 냉철하고 침착하신 정철승 변호사님의 적극적인 만류로 낭독 대회가 개최되지는 않았다"고 적었다. 특히 "소크라테스, 지쟈스 크라이스트, 갈릴레오, 쟌 다르크, 드레퓌스(+에밀 졸라), 로젠버그 부부가 우선 떠오른다"며 "이런 저서를 보면, 여론재판으로 사람을 죄인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의 파렴치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신념을 지킨 사람들을 기리는 후대 군중들의 심리가 맞교차 되면서 누가 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가를 알게 된다"고도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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