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관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디지털 대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마이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데이터를 제공하기만 한 주체가 데이터를 자신의 뜻대로 통제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논의가 유럽에서부터 미국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국도 2020 년 8월 신용정보법 개정을 통해 2022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활성화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도 시장, 사회문화, 제도적 측면의 순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부 주도로 마이데이처 활성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측면의 도전과제인 대표적인 혁신 서비스와 명확한 수익 모델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회문화적 측면의 도전과제로서는 개인 데이터의 제공 및 활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고, 비즈니스 참여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부분들이 큰 도전과제로 나타났다.

제도적인 도전과제는 현재 많이 해소되었지만 법적 책임과 관련한 제도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이 제공하는 수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그것을 가공, 분석하여 이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제시하고, 다시 이용자의 동의 하에 다른 데이터를 활용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은 여러 가지 도전과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의 가장 중요한 기본 원칙은 인간이 중심이 되어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개인 데이터의 거래에 관한 어떤 것도 항상 개인이 관여돼야 하며, 개인이 이해하기 쉽게 '통제'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수익 모델이 쉽게 나오지 않는 장애요인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마이데이터 기본 원칙에 충실하면서 도전과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것이 데이터 산업의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가장 바람직한 길인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서 드러난 중요한 사실은 판매자에 대한 불확실성, 프로파일링에 대한 염려, 내 정보를 과다 수집할 것이라는 염려가 이용자가 지각하는 불확실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첫째, 이용자들은 사업자의 기회주의 행동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프로파일링에 대한 염려가 이용자가 느끼는 불확실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파일링은 이용자에 대한 여러가지 데이터의 결합과 추정으로 이루어지는데 일반적으로 머신러닝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서 이용자의 특징을 구분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프로파일링은 기업 입장에서는 프로파일링에 기반한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 시장의 세분화 및 새로운 수요 발굴, 나아가 비즈니스 기회까지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가격 차별의 근거가 될 수도 있고, 개인의 선호 대신 마이데이터 플랫폼이나 다른 파트너사들의 입장을 대변한 자산관리 추천을 받을 수도 있으며, 오히려 불쾌감 등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연구조사의 응답자들은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업자가 자신의 여러 정보를 사업자의 입장에서 편향되게 분류해 마케팅에 활용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불확실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답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프로파일링에 대한 이용자들의 우려는 마이데이터의 초기 생태계의 생성 측면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실 상품에 따라 수 많은 정보를 결합한 프로파일링이 자산관리 제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혹은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으면서도 오히려 이용자들로부터 불만을 얻을 수 있다.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그러한 구분 없이 무조건 데이터를 수집하여 프로파일링함으로써 상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상품별로 이른 바 '강 마이데이터 상품'(프로파일링을 매우 세부적으로 하는 상품) '약 마이데이터 상품(프로파일링을 세부적으로까지 할 필요는 없는 상품)'을 구분해 이용자로부터 수집 및 프로파일링하는 정도를 달리 한다면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감소될 수 있다는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이용자들은 사업자의 기회주의 행동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내 정보의 과다수집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내 정보의 과다수집은 기존 연구에서 볼 때 프로파일링 이슈와 연결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내 정보를 과다하게 수집해 서로 결합, 분석, 예측하는 것이 프로파일링 이슈이기 때문이다. 현재 약 400개의 기관에서 이용자의 마이데이터 정보를 사업자에게 의무 전송해야 한다. 물론 이 숫자는 전체 기관의 숫자이고 개별 이용자는 동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이렇게 과다한 정보를 제공해서 얻을 수 있는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가 이용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이용자들은 과다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을 프로파일링 당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불확실성을 느낄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개인의 자기 데이터 자기 결정권을 기반으로 한 마이데이터 생태계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중심 행위자(focal actor)의 역할이 중요하다. 앞서 살펴본 대로 한국에서는 마이데이터가 정부의 주도로 법에 반영되고, 정부가 허가를 주고, 플레이어들의 관계를 조율하고, 사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중심 행위자는 정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정부는 중심 행위자로서 타 액터(행위자)들과 함께 의무통과점(obligatory passage point)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의무통과점은 모든 액터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면서 공통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통과해야 하는 하나의 접점을 의미한다. 사업자들은 마이데이터를 통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이용자들은 여전히 이 서비스의 프로파일링과 정보의 과다수집으로 인해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 이 액터들 사이의 합의점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마이데이터를 통해서 디지털 대전환으로 이루어진 데이터산업의 활성화를 만들어내고 싶으면,

정부는 모든 액터에게 유익이 되면서 합의점이 되는 길을 제시해야 하고 이를 설득해야 한다. 이 작업은 쉽지 않고 금방 이루어지지 않지만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공생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인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