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교육부의 불편한 동거 여가부 폐지 소식에 女 맹비난 최성호 "美 상무부 110년 유지" 신성철 "과학, 최소 10년 정책" 김동욱 "이질적 조직 조합 문제"
<국회사진취재단 제공>
행정전문가들이 본 정부조직 개편 문제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 논의에 착수한 가운데, 5년 주기로 정권 출범 때마다 떼었다 붙였다는 하는 '포스트잇 식(式') 정부조직 개편 추진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부 조직이 큰 틀에서 유지되는 것과 큰 대조를 보인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정부조직이 쪼개지고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영속성과 일관성 있는 국정 운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부처 개편에 따른 업무 공백과 비용문제도 만만치 않다.
행정전문가들은 "매번 정권이 바뀌는 5년 마다 정부 조직이 바뀌는 것은 미래 지향적인 국가 경영에 장애가 된다"면서 "매번 정권 입맛에 따라 조직을 폐지했다 신설했다를 반복하면서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2일 국방부를 시작으로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본격적인 정부조직 개편 논의에 착수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국정과제에 따라 새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 달리 정부조직을 어떻게 개편할지에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없이 출범한 탓에 소폭의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17부·5처·16청 체제를 18부·4처·17청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작은 정부를 지향키로 하면서, 큰폭의 정부조직 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우선 윤 당선인의 공약인 '여가부 폐지'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인수위와 당내에서 여가부 폐지를 놓고 찬반 양론이 있기는 하지만, 인수위 파견 부처 중 여가부 공무원이 단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공약대로 폐지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내 통상업무를 어떤 부서로 이관할지도 쟁점 중 하나다. 통상업무는 매번 정권 교체 때 마다 산업부 또는 외교부 등에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해 왔다. 정부조직 개편을 앞두고 벌써부터 산업부와 외교부 간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을 정도다. 외교부는 "빼앗긴 통상 기능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고, 산업부는 반대로 "현행 조직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성호 경기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미국 상무부는 110년의 역사를 가진 조직"이라며 "통상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이 필요하고, 상대 국가나 기관들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5년 마다 조직 불안정을 가져오는 것이 과연 적절한 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기술 업무도 역대 정권마다 타 부처와 흡수, 통합 등을 반복하며 부침을 겪어왔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과학기술부총리제로 격상됐지만, 이명박 정부에선 교육부에 흡수돼 교육과학기술부로 위상이 급락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는 여러 부처 업무와 합쳐져 '미래창조과학부'로 재편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정보통신 업무와 합쳐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통합됐다. 이처럼 과학기술 업무가 5년 주기로 합쳐졌다 분리되고, 다시 합쳐지는 우역곡절을 겪으면서, 역대 정권마다 과학기술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두겠다는 공약은 공수표가 된다.
신성철 전 KAIST 총장은 "정부조직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미래 국가 발전 비전과 전략을 영속성과 일관성 있께 실행력을 갖고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면서 "과학기술 분야의 경우 최소 10년 간 국가 과학기술 정책을 제시할 전문가 집단인 싱크탱크 조직(국가 과학기술전략실)을 상근 체제로 구성하고, 이를 범부처 협력을 기반으로 추진할 컨트롤타워 성격의 과학부총리 거버넌스 체제로 운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도 "서로 이질적인 조직을 단순 조합하는식의 조직개편은 국가적으로 손실이다"면서 "특히 교육과학부는 과학이 국민적 관심이 큰 교육정책에 함몰돼면서 이미 실패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