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대통령실 구상 밝혀
수석 비서관제·제2 부속실 폐지
장관이 대통령에 직접보고 체계
민간전문가 국정 참여 확대키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참모진을 구성하고 있는 수석비서관제를 폐지하고, 각 부처 장관을 참모화하는 미국 백악관식 개방형 조직개편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정운영 참여의 폭을 넓히는 민간으로 확대하기 위한 민관합동위원회 조직도 확대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지난 21일 청와대이전태스크포스(TF) 첫 공식 회의를 열고 대통령실 조직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윤 당선인이 추구하는 대통령실 조직 개편의 첫 단추는 민정수석실 등 수석비서관제와 제2부속실 폐지 등이다. 대통령실 인원을 30% 감축해 조직을 축소하고, 범부처·범국가적 현안을 조정하고 전략을 기획하는 조직으로 재편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와 장관 등 내각은 자율성과 책임성을 확대하는 '책임총리제'와 '책임장관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또 장관에 부처 예산과 인사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변화는 총리와 장관이 수석비서관을 통하지 않고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다. 장관들을 사실상 기존의 청와대 수석처럼, 대통령의 참모로 삼아 가까운 거리에서 수시로 소통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방식은 미국 백악관식을 차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관을 각료 개념의 'Minister'로 표기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연방 정부는 장관을 참모 개념의 'Secretary'로 표기한다. 국무장관은 'Secretary of State', 국방장관은 'Secretary of Defense' 또는 'Defense Secretary'라고 한다.

민간 전문가들이 국정운영에 적극 참여하는 민관합동위원회도 대폭 활성화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실 외에 분야별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위원회에는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뿐 아니라 해외교포, 경륜 있는 중장년층, 젊은 인재들을 고루 등용한다는 게 윤 당선인 구상이다. 인수위와 별개로 운영중인 국민통합위원회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등이 새정부 출범 이후에도 역할을 이어가면서 민관합동위원회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의 이 같은 구상은 그동안 대통령실 구조가 '제왕적 대통령'을 양산할 수밖에 없는 폐쇄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윤 당선인이 직접 밝힌 용산 국방부 10층 청사에 대통령실을 마련하는 계획도 이같은 대통령실 개편과 맞물려 있다.

용산 대통령실 3층엔 대통령 집무실을 두고, 그 위층에 각 부처 장관들 사무실을 마련하는 한편 10층에 민관합동위원회를 두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새 대통령실은 주요 국정 현안과 미래 비전 창출에만 집중하고 총리, 장관의 자율성과 책임은 더 커질 것"이라며 "대통령이 일하는 방식을 확 바꾸겠다"고 말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식으로 대통령실 조직을 개편하는 것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최종 확정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수위 핵심 관계자도 "대통령제 하의 책임장관제를 도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적으로 각료들을 대통령 참모로 삼아 근거리에서 교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통령실 조직을 개방형으로 바꾸려는 노력은 바람직하다"며 "기존 청와대 조직을 보면 각 수석비서관들이 있다보니 장관이라 하더라도 대통령게 직접 대면보고를 할 기회를 갖기 힘들고, 그러다보니 소통이 왜곡되고 문고리 권력이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민관합동위원회의 참여기회를 넓혀서 혹시라도 정부가 아집에 빠지거나 독단적으로 정책결정을 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은 대단히 환영할 만 하다"면서 "이념이나 가치에 구애받지 않고 코드인사를 지양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미경·한기호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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