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안보상 명백한 허점을 드러내는 방안" "점령군처럼 3월 방 뺴라는 건 기가막힌 일" "국민의힘 국방위원 한숨 쉬는 분들 꽤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놓고 연일 맹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후보시절 손바닥에 쓴 왕(王)자처럼 행보한다', '서울 시민의 재산권 침해' 등 공격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용산 집무실 이전이 민생 이슈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켜 대선에서 윤 당선인을 지지했던 중도층의 민심 이반을 야기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선거 때는 당장이라도 50조원 손실보상과 1000만원 방역지원금을 할 것처럼 공약하더니 당선 이후에는 온통 이사 얘기뿐"이라며 "당선인이 속전속결로 집무실 설계부터 이전까지 로드맵을 발표한 것에 비해 민생경제 회복 방안에 대해서는 거북이 행보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수위가 민생을 외면한 채 귀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윤 당선인은 취임 후 용산 이전 계획을 강행할 태세인 것 같다"며 "후보 시절 손바닥에 쓴 왕(王)자처럼 행보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비꼬았다.
이어 "불통, 안보 불안, 서울 시민의 재산권 침해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은 해결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문제점 외에도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다. 첫 번째는 교통 통제에 따른 시민 불편"이라며 "한남동 공관에서 국방부까지 매일 출퇴근하면, 우리 시민들이 가뜩이나 불편한 공간에서 하루에 20분 이상 교통 통제를 경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용산 이전은 한강 안보상 명백한 허점을 드러내는 방안"이라며 "(비행금지구역을 일부 줄이면) 소위 여러 가지 항공 테러가 발생하는 걸 막을 수 없고,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의원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거 시기부터 용산 이전을 검토했지만 밝히지 못했다고 얘기한 반면, 권성동 의원은 최근 신문 칼럼을 보고 실무자가 낸 안건이라 했다"며 "어떤 경로로 검토되기 시작했는지조차 혼란스러운 용산 이전이 계속 추진되는 게 맞는지 심각한 의문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어기구 의원도 "윤 당선인은 국군 통수권자 승인 없이 국방부를 한 달 안에 짐 빼서 나가라고 무리하게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날렸던 '임기 5년짜리'라는 독설을 기억한다"며 "집무실 이전에 매달려 불통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윤 당선자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지 돌아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안규백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 불안의 대참사'로 규정했다.
안 의원은 "진영논리를 떠나서 용산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역대 합참의장들의 충정과 고언을 귀 닫지 말고 들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처음에는 496억이라고 하더니 슬그머니 1200억을 추가했다"며 "합참과 10여개 부대의 연쇄 이전은 절차와 과정이 복잡하고 국가재정이 1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윤 당선인측의 비용 집계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군통수권자로서 마지막 날까지 하고 있는데 마치 점령군처럼 3월에 방을 빼라는 건 기가 막힌 일이다"라며 "국민의힘 국방위원 중에서도 저한테 '괴롭다'며 한숨을 쉬고 계신 분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조정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58%가 당선인 집무실 용산 이전을 반대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며 "국민들의 집단지성은 살아있고, '칼사위'를 들이 내민다 한들 절대 꺾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한번 들어가면 대개 못 나온다(는 말도 청와대가) 무슨 감옥도 아니고. 좀 잘 납득이 안 간다"며 "처음부터 왜 저렇게 무리하게 고집을 부리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선 내내 공정과 상식을 이야기했는데 많은 국민들이 '지금 저게 과연 상식인가'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국방부 직원들이 무슨 죄인인가. 단 20일 만에 그 많은 직원들을 짐 싸서 빼라고 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일침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