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들 '농정비전' 공약하지만 임기 후반 유명무실 윤 당선인 "농어업 정책·예산 직접 챙긴다" 발언 지켜질지 주목 윤석열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마련된 집무실로 첫 출근을 했다. 농업계는 차기 정부에서 윤 당선인의 농정 공약이 얼마나 구체화 될지 주목하고 있다. 매번 대선 후보들이 공식 행사에서 장밋빛 농정 공약을 약속하지만 임기 말에는 흐지부지됐기 때문이다.
14일 농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지난달 4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에서 개최한 '선택 2022 대선후보 농정비전 발표회'에서 "차기 정부를 맡게 농업·어업·축산정책과 그 예산을 대통령이 직접 확실하게 챙기겠습니다"고 밝히면서 △농업직불금 5조원으로 2배 확충, '농지이양은퇴 직불금' 월 50만원 지원 △비료가격 인상차액 지원 확대 및 외국인 근로자 고용제도 개선 △청년농 3만명 육성위한 공공농지·주택 우선 배정 △마을주치의제도 도입, 이동형 방문진료 확대 △농수산물 시장 첨단화 등 디지털 유통혁신 등 5대 농정 공약을 제시했다.
윤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농촌에선 지역 숙원 사업들을 공약했다. 상주에선 '스마트 농업 중심지·2차 가공 산업 육성'을 익산에선 '세계적 식품 클러스터·한식 거점 도시', 군산에선 '새만금·공항 개발 마무리', 안동에선 '스마트농업·바이오 부분 발전' 등을 약속했다.
윤 당선인의 '농어업 정책과 예산을 직접 챙기겠다'는 발언은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의 농정 비전 발표 때 "(대통령이 되면)여러분 함께 농정을 의논하겠다"는 약속을 연상케 한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전체 예산 가운데 농업예산이 3.6%에 지나지 않는다"며 예산을 재편하겠다고 했다. 또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쌀 목표가격을 인상, 생산조정제 시행, 쌀 생산비 보장 등을 공언했다.
그런데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 정부의 확장적 재정운영 기조 속에서도 농업예산은 오히려 정부 전체 예산 가운데 2.2%로 줄었다. 정부는 지난해 수확기 이후 쌀 가격 하락으로 시행한 쌀 시장격리제에서 저가 낙찰제를 채택해 "(정부가) 오히려 쌀 시장 가격을 더 떨어뜨리는 구실을 만들었다"는 농민들의 비판을 받았다. 공익직불금제 출범 등 성과가 없지는 않지만, 임기 초반 공약이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이를 두고 최영식 한농연 수석부회장은 "전임 대통령 중 실질적으로 약속을 지킨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장수용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 회장은 "(쌀 가격의 경우) 농민들은 현시가 수준에서 납득할 수 있는 정상 가격을 요구했을 뿐"이라며 "새정부는 관료들 중심으로 원리원칙을 고수하기 보다 농민과 농정에 대해 협상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민호기자 lmh@dt.co.kr
지난 달 4일 윤석열 당선인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에서 개최한 '대선 농정비전 발표회'에서 확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