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야권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이동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지난 3월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야권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이동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 지상파 3사 등 출구조사 발표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예상 밖 '박빙'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불과 엿새 앞두고 늑장으로 이뤄진 '윤석열-안철수(국민의당 대표) 단일화'의 효과가 미미했거나 오히려 역풍 아니었냐는 지적마저 나왔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단 윤-안 야권후보 단일화의 효과가 예상보다는 작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는 역효과였다. 호남이 뭉치고 친문(친문재인)이 뭉쳤다"며 "안 대표의 합류 과정이 너무 2030세대에 안 좋았고 잃은 게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안 대표의 대선 중도 하차 이후 지지층 동향에 관해 "대통령이 안 돼도 '안철수의 제3당의 꿈'을 지지해온 사람들이 5% 정도 있었을 텐데, 이들이 후보를 고르지 않은 것 같다"며 "안 대표가 윤 후보와 합친 것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후보는 밴드왜건 효과를 노리고 세력을 모으고 안 대표도 받고 그랬으나, 명분이 약하고 실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안 대표와 단일화는 선거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을지 모르지만 실제 득표에는 도움이 안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역풍'이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깜깜이(여론조사 블랙아웃) 기간 동안에 조사한 게 대개 많이는 이 후보와 지지율이 7~8%포인트 벌어진 곳도 있고 평균 4~5%포인트 격차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왔다면 안철수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역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홍 교수는 "지금은 사전투표율이 36.9%나 된다. 투표율 전체로 보면 절반 정도가 출구조사에 안 들어간 것"이라며 "그동안 여론조사의 일관성에 비하면, 절반 가까운 투표자에 대한 보정이 정확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확한 해석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지지층 이동에 대해서는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야당과 여당에) 6대4 정도로 흩어졌을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본다"며 "(윤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앞서더라도) 기껏 1~2%포인트 정도 더 나는 건데, 만약 (최종 득표율이) 1~2%포인트 차이보다 적다면 결과적으로 단일화 효과가 있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평론가 A씨도 '야권 단일화 역풍' 여부에 "사실 그건 알 수가 없다. 사람들이 심층면접 패널면접조사를 해보지 않는 한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단일화 효과 감소 원인으로 A씨는 "첫째로 마지못해 한 느낌이었다.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박빙으로 나오니까 윤 후보가 급해서 한 것으로 보였다"며 "안 대표에 '애프터서비스'가 부족했다. 윤 후보가 안 후보를 목마라도 태우고 다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셋째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권 견제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다음 지방선거를 노려야 하는데 당권에서 그나마 재미를 못 본다고 생각하면 국민의당의 조직도 움직이지 않은 것"이라며 "하지만 단일화를 하지 않았으면 더 크게 졌을 것이다. 스스로 단일화 효과를 깎아 먹는 행동을 하기는 했다"고 부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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