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실시한 20대 대선이 극한의 양강구도 속 박빙의 구도로 전개되면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출구조사에서 지난 대선 득표율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2.5%에 그친 것으로 예측되면서 정의당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9일 지상파 3사가 공개한 20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에서 심 후보가 2.5%를 득표하는 것으로 예측되자, 정의당 지도부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양손을 모으고 심각한 표정으로 방송 화면만 바라봤다. 상황실을 지킨 의원들과 지도부 관계자 모두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강은미 의원 또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심 후보는 이날 노회찬 전 의원 묘소를 참배한 뒤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조용히 개표 방송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심 후보는 지난 2017년 대선에서 6.17%를 얻어 색채가 선명한 진보정당으로 존재감과 함께 대중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출구조사가 현실화될 경우 2007년 대선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정의당 전신) 후보가 얻은 3.01%에도 미치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당초 정의당은 양강 후보들에게 의혹이 쏟아지며 '비호감 대선' 구도로 흐르자 반사이익을 얻어 2017년 대선을 뛰어넘는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진보·보수 진영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유권자들의 민심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강하게 결집했고 제3 지대 후보들에게 어려운 정국이 전개됐다. 여기에 2019년 조국 사태와 지난해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당원까지 감소했다.
나아가 과거 노동정당을 내세워 표심을 얻었던 심 후보에게 새로운 동력이 없다는 비판도 계속되자 정의당은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며 2030세대 진보·부동층 여성 유권자들의 결집을 노렸지만, 강한 결집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심 후보에게 특별한 후계자가 없다는 점에서, 당장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치를 동력도 약해졌다. 이미 조직과 재정 모두 이미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가 있는 가운데 지지율마저 하락하자 당의 존립 자체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될 전망이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8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 앞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산불을 진화하던 중 순직한 소방관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