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이 후보의 빅텐트에 발을 담글지는 불투명하지만 '반윤(반윤석열) 연대'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는 2일 서울 영등포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와 지난 1일 긴급회동을 하고 통합정부 구성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지 하루 만에 사실상 후보 단일화를 이룬 것이다. 김 후보는 "저는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면서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운동화 끈을 다시 묶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정치교체와 통합정부 구성 합의문에 기초해 이 후보의 당선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합의문 내용을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필요하면 감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출마설 등에 대해서는 "다른 정치행보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김 후보의 결단에 대해 "오랜 시간 고심을 거듭한 끝에 내렸을 결정"이라며 "그 마음 무겁게 받들겠다"고 응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득권 공화국이 아닌 기회의 나라 대한민국', '정치가 경제를 돕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대한민국', 저희 두 사람이 국민과 함께 꼭 만들겠다"며 "반드시 승리해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국민이 염원하시는 정치교체를 이뤄가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작은 날개짓이 대선판도를 바꿀 태풍이 될지는 확실치 않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법륜스님 등 정치·사회·종교계 원로들이 통합정부 구성에 힘을 싣자 이 후보와 민주당 측은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김 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 지난주에 2번 만나 충분한 대화를 나눴고, 양당 후보들에게 제시했던 정치개혁안에 대해 100% 공감해줬다"면서 "김 전 위원장은 유력 대선후보와 진정성 있는 (통합정부) 합의가 이뤄진다면 자신이 우산 역할을 해주겠다고 말씀했다. 새 정부에서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기구에 중요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말씀도 했다"고 전했다. 이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도 이날 공식적으로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해 힘을 보탰다.
원로들의 후원이 통합정부 빅텐트에 청신호라면 안 후보와 심 후보의 불응은 적신호다. '반윤연대'가 완성되려면 안 후보와 심 후보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를 의식해 지난달 28일 경북 경주 유세에서 "통합의 정치,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진짜 정치 교체를 하자"면서 "(정치교체는) 이재명의 주장이고 안철수의 꿈이고 심상정의 소망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심 후보는 현재 빅텐트 합류에 명확한 거절 의사를 갖고 있다. 심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발등에 불 떨어지니까 이제서야 양당 후보 공히 통합정부를 외치고 있다"면서 "진정한 통합정부는 상대에 대한 적대심이 아닌 확고한 원칙과 뚜렷한 비전을 가진 대통령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의 태도는 훨씬 모호하다.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명분삼고 있는 탓에 이 후보보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거리가 가깝다. 현재 야권단일화 결렬로 양측이 삐걱대고는 있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또 단일화가 최종 무산되더라도 완주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의 통합정부나 정치개혁안에 대해서는 "선거 열흘 전에 급하게 통과시켰다"면서 "진정성에 대해서 제가 판단을 할 수 없다"고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양당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가 김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것은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 수 있는 동력을 구축한 것"이라며 "시민사회 단체나 명망가가 지지를 보탤 수 있는 흐름 혹은 바람을 만든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사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와 비교되면서 기존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는 보인다"면서도 "다만 파급력이나 효과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너무 시급했고 진정성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미경·김세희기자 the13ook@dt.co.kr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영등포구 선거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