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산업생산과 소비 지표가 2020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동반 감소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영향으로 생산·소비가 동시 위축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지표 수준이 높았던 데 따른 역기저효과"라고 설명했지만, 향후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가 7개월째 하락 흐름을 보이는 등 경기 회복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가 설정한 연간 경제성장률 3.1% 목표치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립어업 제외) 지수는 115.8(2015년=100)로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7월 0.8% 감소한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8월(0.5%)과 9월(0.3%) 증가하다가 10월 0.1% 줄어든 뒤 11월(1.2%)과 12월(1.3%)에는 다시 증가세를 기록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1월 120.8(2015년=100)로 전월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2020년 7월(-5.6%) 이후 최대 감소 폭으로,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은 생산·소비 지수가 동반 감소했지만 경기 회복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월 주요 지표 수준이 상당히 높았기에, 1월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 수준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상대적으로 조정을 받은 측면이 있다"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 회복 흐름이 꺾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발생한 우크라이나 교전과 이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리스크로 향후 경기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0.1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7월 이후로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어 심의관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제 에너지 가격이나 중간재 가격 상승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을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0달러로 오르면 기존보다 경제 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유가가 120달러까지 오르면 0.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전망한 연간 성장률 목표치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두바이유 가격이 연 평균 배럴당 73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올해 성장률을 3.1%로 전망했는데, 이미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0%으로 내렸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3.3%에서 3.0%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당시에도 러시아로의 승용차와 타이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50% 이상 감소했기 때문에 관련 품목의 수출 부진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및 곡물가격 상승 등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어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 또는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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