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전망했다. 한은이 3.0%대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2012년 4월 이후 10년 만이다. 작년 11월 전망치(2.0%) 보다 3개월 만에 1.1%포인트 올려 잡았다. 그만큼 수요·공급 양 측면에서 모두 물가상승 압력이 높고, 실제로 작년 10월 이후 4개월 연속 3.0%대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한은이 작년 8월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시중에는 아직도 유동성이 풍부한 편이다. 오랜 저금리 기조에 정부가 최근 17조원의 추경을 편성하는 등 확대재정 때문이다. 여기에 또 크게 작용하는 요인이 국제유가와 원자재·곡물 가격 급등이다. 물가 고삐를 잡는 것이 올해 재정·통화정책 당국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한은의 전망치는 한은 물가안정목표 2.0%를 크게 웃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에서 금리를 동결했으나 적어도 4월에는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올해 전체적으로 세 차례 이상의 인상 관측도 나온다. 미국 연준(Fed)도 40년 만의 소비자물가 폭등을 맞아 이르면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하며 긴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 국제유가가 최악의 경우 120달러,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잖아도 병목에 처한 글로벌 공급망마저 악화되면 물가는 예상 범위를 벗어나 더 상승할 수 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성장의 효과를 까먹고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해 소비, 투자가 위축되면서 성장 정체로 떨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지금은 코로나 이후 경기 폭발, 공급망 교란에 지정학적 위기까지 겹쳐 세계경제가 그야말로 복합적 전환국면에 처해 있다.

개방경제인 한국경제가 이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을 유지하며 성장하려면 정부와 한은이 이전의 고답적 대응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다행히 희망적인 것은 수출이 탄탄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와 한은은 거시적 안정책 못지않게 기업의 생산성제고, 물류 및 유통 혁신, 경쟁저해요소 해소 등 효율적인 미시적 대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가 23일부터 시행한 '외식물가공표제' 같은 가격통제는 한계가 있다. 특히 인플레에 가장 직접적이고 깊게 고통을 받는 서민층에 대한 강구책이 필요하다. 이미 크게 오른 밥상물가에 서민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복합적 요인에 의한 10년 만의 고물가 압력에 비상한 대응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